6·4 지방선거의 17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여야가 각각 5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부산·인천 등 7곳에서 박빙의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4일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방송사가 이날 실시한 6·4지방선거 출구조사 및 당선 예측조사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은 대구(권영진)를 비롯해 울산(김기현)·경북(김관용)·경남(홍준표)·제주(원희룡)에서, 야당은 서울(박원순)을 비롯해 광주(윤장현)·세종(이춘희)·전북(송하진)·전남(이낙연)에서 각각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부산(새누리당 서병수-무소속 오거돈)을 비롯해 인천(새누리당 유정복-새정치연합 송영길)·대전(새누리당 권선택-새정치연합 박성효)·경기(새누리당 남경필-새정치연합 김진표)·강원(새누리당 최흥집-새정치연합 최문순)·충북(새누리당 윤진식-새정치연합 이시종)·충남(새누리당 정진석-새정치연합 안희정) 등 7곳은 오차범위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새누리당, 수도권 완패 위기에 '암울'
새누리당은 4일 6·4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서울은 큰 격차로 패배하고, 인천·경기는 초박빙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수도권 전패 위기감이 돌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는 오후 6시 선거 종료 20여분전부터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 윤상현 사무총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비대위원 등 주요 당직자 20여명이 속속 모여들어 긴장 속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내내 열세였던 서울은 물론 수도권에서 수성을 기대했던 경기지사 마저 근소한 차이나마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아무 말 없이 TV 화면만 묵묵히 시청했다.
다만 경합이었던 부산에서 앞서고, 백중 열세로 분류했던 충남·충북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격차를 줄이자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서 공동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국민께 말씀드렸지만 워낙 충격이 커서 국민이 마음을 모두 열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적폐를 고치는 데 집권 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그동안 출구조사 결과가 틀렸던 적이 많은 만큼 끝까지 개표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당직자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최종 결과로 나타날 경우 당장 7·30 재·보궐선거나 멀게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기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패배할 경우 앞으로 선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당을 이끌 뚜렷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당직자들은 개표 상황이 나오는 오후 10시께 다시 상황실에 모여 선거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안도' 속 경합지역 승리 기대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6·4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서울을 포함해 쉽게 우열을 가늠할 수 없었던 광주, 세종 등 지역에서 승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자 안도감을 나타내면서 나머지 경합지역의 승리도 기대하며 들뜬 분위기를 보였다.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밝은 표정을 짓는 사람은 없었지만 영남을 제외한 경합지역에서 선전하면 과반 승리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며 전체 선거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수도권 지역 중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지역으로 분류한 경기와 열세로 판단됐던 대전 등에서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하자 고무된 표정이다.
정세균·정동영·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비롯해 박영선 원내대표, 노웅래 사무총장 등 새정치연합 의원 20여 명은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를 앞두고 상황실이 차려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로 모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 10%포인트 가까이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고 접전지역으로 나온 경기도 간발의 차이로 우위를 점하자 장내는 순간 술렁였다.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0.2%포인트 차이로 뒤진다는 결과가 나올 때는 짧은 탄식이 새어 나왔으나 당이 전략공천을 고집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가 압승한 것으로 소개되자 정동영 선대위원장 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한 의원은 "선전한 거지"라고 촌평했고 다른 의원은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다"며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광역단체 17곳 중 7곳이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접전지역으로 나오자 성급한 판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결과로 이어진다면 당이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