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하면서 확실히 오징어가 됐죠 하하."
글로벌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49)가 극중 자신의 비주얼에 대해 특유의 빛나는 미소와 함께 화끈하게 표현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 17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이 드라마는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등극하더니 28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 83개국 중 76개국 'TV 쇼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 주연 배우들이 얼굴을 알렸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키트’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해외 팬들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형 데스 게임 장르의 새 지평을 열며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풍자 및 함축적으로 그려내며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오징어 게임'. 게임 참가자만 456명인 만큼 작품 속에선 다양한 인간군상이 저마다의 절박함으로 목숨을 건 서바이벌에 나선다. 이정재가 맡은 성기훈 역시 이 살벌한 게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극중 기훈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이혼, 한심하게 사는 40대 (무늬만) 가장이다. 그는 재혼한 전 부인과 함께 미국행이 결정된 딸과, 당뇨로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 돈을 구하던 중 의문의 남자의 제안을 받고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 참여한다.
경마장을 전전하며 인생역전,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훈을 연기하기 위해, 이정재는 최근 몇 년새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신세계', '관상', '암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악의 기운을 쫙 빼고 꾀죄죄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고개숙인 남자'로 변신했다. 데뷔 후 근 30년 동안 보여준 다채로운 캐릭터 향연 속에서도 주로 선 굵은 인물을 연기하며 사랑받아온 이정재에게, '오징어 게임'은 그 도전 자체가 흥미로운 게임과도 같았고 여지없이 승자가 됐다. 이정재를 29일 화상 인터뷰했다.
SNS를 하지는 않지만 눈팅이라 해야 할까. 실감은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사진 올려주셔서 보고, 실제 출연했던 배우들이 예전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 올리기도 하더라. 오늘도 한 후배가 '선배님, 선배님이랑 찍은 사진 인스타에 올려도 되나요?' 묻더라(웃음).
Q. 대본 받았을 때 느낌 어땠나
초반부터 콘셉트가 좋다 생각했다. 어른들의 서바이벌 게임인데, 어려서 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꽤 그로테스크 하다 해야할까. 독보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장르는 서바이벌 게임 장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게임 안에 들어와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들이, 왜 거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꼼꼼하게 시나리오에 해놓았더라. 그런 부분들이 과장되지 않게, 기훈을 비롯한 다른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아놓은 것들이 그 캐릭터의 엔딩이 됐을 때는 효과적으로 감정적으로 폭발되는 지점이 다른 서바이벌 게임이나 영화와는 차별성을 느꼈다. 처음부터 꽤 좋았다.
Q. 게임 스케일도 남달랐다
각 게임마다 나오는 스케일감이랄까. 어떤 게임은 굉장히 큰 공간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456명이 뛰면서 한다든가, CG 도움 받은 줄다리기 게임이나 유리징검다리 건너기 등은, 그정도 스케일일 줄은 시나리오만 보고는 사실 가늠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장 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세트장이 어떻게 구현돼 있을가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실제 촬영장에선 사진 찍기 바빴다. 굉장히 치밀하게 관련 스태프들이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다는 게 너무 느껴졌다.
Q. 넷플릭스 작업은 기존 작업과 어떤 게 달랐나
넷플릭스와 작업이라 생각하고 하진 않았고, 이게 공개될 때 많이 느꼈다. 촬영은 영화 프로덕션과 진행한 거고, 거의 영화 찍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존 촬영과 다를 바는 없었다. 공개되면서부터는 '아 넷플릭스 OTT의 힘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 기사로만 읽어봤지만 넷플릭스가 안 들어가있는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하고 있다는 데서 놀랐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반응을 잘 조합해서 홍보도 함께 잘 해나가는 것을 보고 많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
Q. 외국 시청자들은 이정재에게서 '연기파 배우'라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해외 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테니까, 캐릭터가 그분들 보시기에 저 기훈 역할 만큼은 잘 했다. 그 정도만 생각해주시면 그 이상은 더 바랄 바가 없다.
독특한 부분들이 많이 있죠. 한국 콘텐츠를 떠나서도, 굉장히 독특한 콘셉트이면서 여러가지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많이 어우러져 있는 시나리오면서 촬영이면서 캐릭터인 점들이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조합이 잘 맞아서 이러한 내용이 굉장히 공감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거의 10년 가까이 준비하셨다고 했는데, 그 때보다는 지금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그렇다 보니 작품을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걸 봐주시는 분들의 시기도 잘 맞은 것 같다.
Q. 온라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옥에티 등 여러 가지 2차 가공물들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나도 봤다. 도시락 먹는 장면 같은 경우, 첫 테이크때는 열심히 먹는다. 그런데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로 넘어가면 배가 부르면서 요령을 피우는데, 아마도 등을 보이고 있는 촬영에선 내가 잘 안 나온다고 생각하고 요령을 피운 것 같다. 정면으로는 잘 먹었는데 뒤모습은 그걸 쓰셨더라(머쓱 미소).
Q. 극중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빨간머리가 인상적인데 대본에 있던 설정인가
빨간머리는 대본에 있었다. 왜 빨간머리를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나눈 기억이 있는데, 빨간머리를 기훈 나이의 일반 남성이 절대 하지 않는 컬러 아닌가. 절대 하지 않는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의지였던 것 같다. 다만 또 다른 작업도 있어서 (실제로) 빨간머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잘 맞는 가발로 했다.
Q. 황동혁 감독은 이정재의 반전 매력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하더라
황감독님이 생각하셨던 것과 내가 차기작에 대해 고민했던 것 중 비슷한 지점이 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먹다보니 악역과 센 역할밖에 안 들어오더라. 근래 했던 작품들이 극중 긴장감을 크게 불러일으켜야만 하는 캐릭터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이나,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는데 계속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오다 보니 더 뭔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던 찰나에 황동혁 감독님이 기훈 캐릭터를 제안해주셨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한 번 오랜만에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제안도 반가웠지만 그 캐릭터를 보고 더 반가웠다.
Q. 해외에서는 기훈의 인간적인 면에 감동받았다는 평도 많다
아마 외국 분들이 보셨을 때는 성기훈이 저런 극한 상황에서도 남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데 그런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그런 정서가 많이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그렇게 이상해보이지 않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로 읽혀졌다. 이해 안 되어 연기 못 하겠다는 건 전혀 없었고, 성기훈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런 상황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잃지 말아야 할 때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용감한 것들이 어느 정도 메시지로도 발현된 게 아닌가 싶다.
생활연기가 사실 제일 힘들다. 초반 캐릭터 설정을 잡으면 그 캐릭터로 밀고 가면 수월하게 연기 되는 캐릭터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활연기는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일상 속 사람같이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은 아니니까, 그 안에서도 극한 상황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연기가 혼재돼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 연습 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더라. '어 이상하다, 이거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데 왜 이게 내가 불편하지?' 싶다가 계속 시간을 갖고 연기하니까 그런 지점은 해소가 됐다.
게임마다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극한 상황에서 교감이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그 수위가 고민되는 지점이 있더라. 예를 들면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 혀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웃음). 그런데 이게,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까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마다 시간을 거듭해나가면서 다른 캐릭터를 만나 겪는 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극한의 연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했던 것 같다.
Q. 제작발표회 당시 극중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무서웠다고 했는데?
무섭다기보다는, 처음 봤을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하고 한참 봤다. 되게 많은 걸 벗어던졌다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도 나왔고, 평소 잘 쓰지 않는 호흡에 의한 동작도 나오니까. 오래 전에 그런 연기를 했던 기억은 나는데 근래에는 없었던 표현들이라 보면서 무서웠다.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웃음)
Q. 이정재가 '잘생김을 내려놓았다'는 의견이 있는데, 극중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 진짜 모자가 너무 안 어울린다는 말도 있고, 왜 하필 저 모자를 썼냐, 좀 깔끔하게 쓰지 왜 저렇게 썼냐, 옷은 또 왜~ 등등(웃음) 이러면서 주변에 말들이 많았다. '신세계', '사바하',' 암살', '헌트' 때부터 늘 같이 하던 실장님과 스타일링을 함께 했는데 이번에 이정재에게 뭘 어떻게 입혀서 진짜 쌍문동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 의상 입으러 갔을 때, 진짜 사이즈도 안 맞고, 왜 저렇게 위아래를 매치해 입지? 할 정도의 콘셉트였는데, 주는대로 입겠다고 했다.
망가진다라는 표현은, 사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연기자니까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데 헤어스타일이나 옷입는 거나 성격에 의한 표현이나 그런 것들이 성기훈 역을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준비할 때나 촬영할 때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우리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생활연기'는 망가져야 하는 거니까, 관찰도 더 많이 하고 밤에 걸으면서 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Q. 기훈이 유독 오일남에게 관심 드러내는 행동들이 너무 영화적이라 생각하진 않았나
기훈은 아마도 자기가 약자라고 생각하다 보니 누구에게 도움 받고 싶었던 심리가 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생각하기에 약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그런 성격, 그런 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기훈도 보잘 것 없는 약자인데 자기보다도 더 약자를 봤을 때 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측은지심이 훨씬 더 강하게 발동되면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심리가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중간회에 나오는, 회사 다닐 때 죽어가는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트라우마도 있고, 그러다 보니 게임장 안에서 가장 약해보이는 일남이라는 캐릭터가 측은해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일남을 챙겨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던 것 같다.
Q. 연기할 때와 실제 편집본 봤을 때 게임의 무서움이 달랐을 것 같다. 가장 무서웠던 게임은 뭔가
개인적으로는 징검다리 유리 건너기가 되게 어려웠다. 1.5~2m 정도 되는 공간에 띄워놓고 강화유리랑 유리를 깔아놨는데, 안전하니까 뛰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웃음). 다들 잘 뛰길래 나도 따라 뛰었는데 자꾸 발에 땀이 나더라. 징검다리다 보니 간격을 넒게 떨어뜨려놔야 하니까 배열 간격을 여러 번 다시 하면서 촬영했는데, 그 게임이 나에겐 가장 어려웠다.
Q. 456억원을 받으면 기부하겠다는 발언은 그대로 유효한가
물론이다. 기훈에게 456억이 생긴다면 다른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이정재에게 생긴다면? 당연히 그걸 어떻게 제가...당연히 기부할 것 같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생기는 돈이라면.
Q. 마지막 장면에 기훈이 456억 상금을 획득하고도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것처럼 나와있는데, 기훈의 캐릭터 변화에 공감하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은 엔딩으로 끝났다. 내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도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힘도 없고, 능력치도 뛰어나지 않은 성기훈이 '잘못된 거자나' '이러면 안되자나'라고 하면서 무시무시한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가는 성기훈의 용감함? 정의?(웃음) 그런 게 느껴져서 좋았다. 모르지 2편에서 어떻게 될 지.
Q. 기훈 입장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지만 조상우(박해수 분) 입장에 공감하는 반응도 있다. 이정재라면 상우같은 선택을 했을까 기훈처럼 선한 마음을 지켰을까?
기훈은 상당히 영화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캐릭터니까. 오히려 상우 같은 캐릭터가 그런 상황에선 더 현실적인 것 아닌가 싶다. 상우도 마지막에는 인간적인 면을 보이면서 선택한 것 같다. '기훈이 너라도 가지고 나가서 엄마라도 챙겨달라'고 한 선택이 인상깊고, 해수씨가 잘 해서 잘 나온 것 같다. 나라면? 글쎄,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열심히 살아야하지 않을까.
Q. 이병헌과 붙는 장면은 없었지만 같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시즌2에서 본격 만남 기대하는 사람 많은데
(이)병헌이형이랑은 언젠가는 한번 해야지, 합시다 말로만 계속 그래왔다. 병헌이형이랑은 내가 막 데뷔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서 같은 소속사에도 몇년간 같이 있기도 해서 친분이 남다르다. 어떻게 하다 보니 같이 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징어게임에서 황동혁 감독님과의 연 때문인지 특별출연을 해줬다. 2편이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형이랑 작업하고 싶고, 2편에 내가 못 나온다거나(웃음) 하면 다른 작품에서라도 꼭 해야지.
Q.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시청자들 사이엔 이정재의 데뷔 초 사진부터 드라마 '모래시계'까지 화제다
옛날사진들 올라오니까 저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하하하. 보는 재미가 있긴 있더라. 이런 작품 저런 작품 했구나. 다양하게 많이 했네 싶다. 그래도 참 나름대로는 안 쉬고 열심히 했구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했는데 지금 넘겨보니 재미있긴 하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로벌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49)가 극중 자신의 비주얼에 대해 특유의 빛나는 미소와 함께 화끈하게 표현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 17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이 드라마는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등극하더니 28일(현지시간) 기준 전 세계 83개국 중 76개국 'TV 쇼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 주연 배우들이 얼굴을 알렸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키트’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해외 팬들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형 데스 게임 장르의 새 지평을 열며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풍자 및 함축적으로 그려내며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오징어 게임'. 게임 참가자만 456명인 만큼 작품 속에선 다양한 인간군상이 저마다의 절박함으로 목숨을 건 서바이벌에 나선다. 이정재가 맡은 성기훈 역시 이 살벌한 게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극중 기훈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이혼, 한심하게 사는 40대 (무늬만) 가장이다. 그는 재혼한 전 부인과 함께 미국행이 결정된 딸과, 당뇨로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 돈을 구하던 중 의문의 남자의 제안을 받고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 참여한다.
경마장을 전전하며 인생역전,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훈을 연기하기 위해, 이정재는 최근 몇 년새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신세계', '관상', '암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악의 기운을 쫙 빼고 꾀죄죄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고개숙인 남자'로 변신했다. 데뷔 후 근 30년 동안 보여준 다채로운 캐릭터 향연 속에서도 주로 선 굵은 인물을 연기하며 사랑받아온 이정재에게, '오징어 게임'은 그 도전 자체가 흥미로운 게임과도 같았고 여지없이 승자가 됐다. 이정재를 29일 화상 인터뷰했다.
'오징어 게임' 달고나 장면을 위해 이정재는 망가짐을 불사했다. 제공|넷플릭스
Q. '오징어 게암'이 넷플릭스 83개국 '오늘의 TOP10' 상위권에 랭크됐다. 반응을 실감하나SNS를 하지는 않지만 눈팅이라 해야 할까. 실감은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사진 올려주셔서 보고, 실제 출연했던 배우들이 예전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 올리기도 하더라. 오늘도 한 후배가 '선배님, 선배님이랑 찍은 사진 인스타에 올려도 되나요?' 묻더라(웃음).
Q. 대본 받았을 때 느낌 어땠나
초반부터 콘셉트가 좋다 생각했다. 어른들의 서바이벌 게임인데, 어려서 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꽤 그로테스크 하다 해야할까. 독보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장르는 서바이벌 게임 장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게임 안에 들어와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들이, 왜 거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꼼꼼하게 시나리오에 해놓았더라. 그런 부분들이 과장되지 않게, 기훈을 비롯한 다른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아놓은 것들이 그 캐릭터의 엔딩이 됐을 때는 효과적으로 감정적으로 폭발되는 지점이 다른 서바이벌 게임이나 영화와는 차별성을 느꼈다. 처음부터 꽤 좋았다.
Q. 게임 스케일도 남달랐다
각 게임마다 나오는 스케일감이랄까. 어떤 게임은 굉장히 큰 공간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456명이 뛰면서 한다든가, CG 도움 받은 줄다리기 게임이나 유리징검다리 건너기 등은, 그정도 스케일일 줄은 시나리오만 보고는 사실 가늠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장 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세트장이 어떻게 구현돼 있을가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실제 촬영장에선 사진 찍기 바빴다. 굉장히 치밀하게 관련 스태프들이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다는 게 너무 느껴졌다.
Q. 넷플릭스 작업은 기존 작업과 어떤 게 달랐나
넷플릭스와 작업이라 생각하고 하진 않았고, 이게 공개될 때 많이 느꼈다. 촬영은 영화 프로덕션과 진행한 거고, 거의 영화 찍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존 촬영과 다를 바는 없었다. 공개되면서부터는 '아 넷플릭스 OTT의 힘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 기사로만 읽어봤지만 넷플릭스가 안 들어가있는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하고 있다는 데서 놀랐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반응을 잘 조합해서 홍보도 함께 잘 해나가는 것을 보고 많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
Q. 외국 시청자들은 이정재에게서 '연기파 배우'라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해외 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테니까, 캐릭터가 그분들 보시기에 저 기훈 역할 만큼은 잘 했다. 그 정도만 생각해주시면 그 이상은 더 바랄 바가 없다.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을 통해 망가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완전 오징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공|넷플릭스
Q. '오징어 게임'에 전세계가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독특한 부분들이 많이 있죠. 한국 콘텐츠를 떠나서도, 굉장히 독특한 콘셉트이면서 여러가지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많이 어우러져 있는 시나리오면서 촬영이면서 캐릭터인 점들이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조합이 잘 맞아서 이러한 내용이 굉장히 공감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거의 10년 가까이 준비하셨다고 했는데, 그 때보다는 지금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그렇다 보니 작품을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걸 봐주시는 분들의 시기도 잘 맞은 것 같다.
Q. 온라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옥에티 등 여러 가지 2차 가공물들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나도 봤다. 도시락 먹는 장면 같은 경우, 첫 테이크때는 열심히 먹는다. 그런데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로 넘어가면 배가 부르면서 요령을 피우는데, 아마도 등을 보이고 있는 촬영에선 내가 잘 안 나온다고 생각하고 요령을 피운 것 같다. 정면으로는 잘 먹었는데 뒤모습은 그걸 쓰셨더라(머쓱 미소).
Q. 극중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빨간머리가 인상적인데 대본에 있던 설정인가
빨간머리는 대본에 있었다. 왜 빨간머리를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나눈 기억이 있는데, 빨간머리를 기훈 나이의 일반 남성이 절대 하지 않는 컬러 아닌가. 절대 하지 않는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의지였던 것 같다. 다만 또 다른 작업도 있어서 (실제로) 빨간머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잘 맞는 가발로 했다.
Q. 황동혁 감독은 이정재의 반전 매력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하더라
황감독님이 생각하셨던 것과 내가 차기작에 대해 고민했던 것 중 비슷한 지점이 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먹다보니 악역과 센 역할밖에 안 들어오더라. 근래 했던 작품들이 극중 긴장감을 크게 불러일으켜야만 하는 캐릭터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이나,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는데 계속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오다 보니 더 뭔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던 찰나에 황동혁 감독님이 기훈 캐릭터를 제안해주셨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한 번 오랜만에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제안도 반가웠지만 그 캐릭터를 보고 더 반가웠다.
Q. 해외에서는 기훈의 인간적인 면에 감동받았다는 평도 많다
아마 외국 분들이 보셨을 때는 성기훈이 저런 극한 상황에서도 남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데 그런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그런 정서가 많이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그렇게 이상해보이지 않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로 읽혀졌다. 이해 안 되어 연기 못 하겠다는 건 전혀 없었고, 성기훈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런 상황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잃지 말아야 할 때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용감한 것들이 어느 정도 메시지로도 발현된 게 아닌가 싶다.
'오징어 게임' 이정재. 제공|넷플릭스
Q. 생활연기 캐릭터를 하면서 남다른 각오가 있었나생활연기가 사실 제일 힘들다. 초반 캐릭터 설정을 잡으면 그 캐릭터로 밀고 가면 수월하게 연기 되는 캐릭터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활연기는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일상 속 사람같이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은 아니니까, 그 안에서도 극한 상황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연기가 혼재돼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 연습 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더라. '어 이상하다, 이거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데 왜 이게 내가 불편하지?' 싶다가 계속 시간을 갖고 연기하니까 그런 지점은 해소가 됐다.
게임마다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극한 상황에서 교감이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그 수위가 고민되는 지점이 있더라. 예를 들면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 혀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웃음). 그런데 이게,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까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마다 시간을 거듭해나가면서 다른 캐릭터를 만나 겪는 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극한의 연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했던 것 같다.
Q. 제작발표회 당시 극중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무서웠다고 했는데?
무섭다기보다는, 처음 봤을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하고 한참 봤다. 되게 많은 걸 벗어던졌다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도 나왔고, 평소 잘 쓰지 않는 호흡에 의한 동작도 나오니까. 오래 전에 그런 연기를 했던 기억은 나는데 근래에는 없었던 표현들이라 보면서 무서웠다.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웃음)
Q. 이정재가 '잘생김을 내려놓았다'는 의견이 있는데, 극중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나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 진짜 모자가 너무 안 어울린다는 말도 있고, 왜 하필 저 모자를 썼냐, 좀 깔끔하게 쓰지 왜 저렇게 썼냐, 옷은 또 왜~ 등등(웃음) 이러면서 주변에 말들이 많았다. '신세계', '사바하',' 암살', '헌트' 때부터 늘 같이 하던 실장님과 스타일링을 함께 했는데 이번에 이정재에게 뭘 어떻게 입혀서 진짜 쌍문동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 의상 입으러 갔을 때, 진짜 사이즈도 안 맞고, 왜 저렇게 위아래를 매치해 입지? 할 정도의 콘셉트였는데, 주는대로 입겠다고 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에 대해 "영화 같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제공|넷플릭스
Q. 망가짐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망가진다라는 표현은, 사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연기자니까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데 헤어스타일이나 옷입는 거나 성격에 의한 표현이나 그런 것들이 성기훈 역을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준비할 때나 촬영할 때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우리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생활연기'는 망가져야 하는 거니까, 관찰도 더 많이 하고 밤에 걸으면서 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Q. 기훈이 유독 오일남에게 관심 드러내는 행동들이 너무 영화적이라 생각하진 않았나
기훈은 아마도 자기가 약자라고 생각하다 보니 누구에게 도움 받고 싶었던 심리가 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생각하기에 약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그런 성격, 그런 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기훈도 보잘 것 없는 약자인데 자기보다도 더 약자를 봤을 때 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측은지심이 훨씬 더 강하게 발동되면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심리가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중간회에 나오는, 회사 다닐 때 죽어가는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트라우마도 있고, 그러다 보니 게임장 안에서 가장 약해보이는 일남이라는 캐릭터가 측은해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일남을 챙겨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던 것 같다.
Q. 연기할 때와 실제 편집본 봤을 때 게임의 무서움이 달랐을 것 같다. 가장 무서웠던 게임은 뭔가
개인적으로는 징검다리 유리 건너기가 되게 어려웠다. 1.5~2m 정도 되는 공간에 띄워놓고 강화유리랑 유리를 깔아놨는데, 안전하니까 뛰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웃음). 다들 잘 뛰길래 나도 따라 뛰었는데 자꾸 발에 땀이 나더라. 징검다리다 보니 간격을 넒게 떨어뜨려놔야 하니까 배열 간격을 여러 번 다시 하면서 촬영했는데, 그 게임이 나에겐 가장 어려웠다.
Q. 456억원을 받으면 기부하겠다는 발언은 그대로 유효한가
물론이다. 기훈에게 456억이 생긴다면 다른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이정재에게 생긴다면? 당연히 그걸 어떻게 제가...당연히 기부할 것 같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생기는 돈이라면.
Q. 마지막 장면에 기훈이 456억 상금을 획득하고도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것처럼 나와있는데, 기훈의 캐릭터 변화에 공감하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은 엔딩으로 끝났다. 내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도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힘도 없고, 능력치도 뛰어나지 않은 성기훈이 '잘못된 거자나' '이러면 안되자나'라고 하면서 무시무시한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가는 성기훈의 용감함? 정의?(웃음) 그런 게 느껴져서 좋았다. 모르지 2편에서 어떻게 될 지.
Q. 기훈 입장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지만 조상우(박해수 분) 입장에 공감하는 반응도 있다. 이정재라면 상우같은 선택을 했을까 기훈처럼 선한 마음을 지켰을까?
기훈은 상당히 영화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캐릭터니까. 오히려 상우 같은 캐릭터가 그런 상황에선 더 현실적인 것 아닌가 싶다. 상우도 마지막에는 인간적인 면을 보이면서 선택한 것 같다. '기훈이 너라도 가지고 나가서 엄마라도 챙겨달라'고 한 선택이 인상깊고, 해수씨가 잘 해서 잘 나온 것 같다. 나라면? 글쎄,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열심히 살아야하지 않을까.
Q. 이병헌과 붙는 장면은 없었지만 같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시즌2에서 본격 만남 기대하는 사람 많은데
(이)병헌이형이랑은 언젠가는 한번 해야지, 합시다 말로만 계속 그래왔다. 병헌이형이랑은 내가 막 데뷔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서 같은 소속사에도 몇년간 같이 있기도 해서 친분이 남다르다. 어떻게 하다 보니 같이 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징어게임에서 황동혁 감독님과의 연 때문인지 특별출연을 해줬다. 2편이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형이랑 작업하고 싶고, 2편에 내가 못 나온다거나(웃음) 하면 다른 작품에서라도 꼭 해야지.
Q.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시청자들 사이엔 이정재의 데뷔 초 사진부터 드라마 '모래시계'까지 화제다
옛날사진들 올라오니까 저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하하하. 보는 재미가 있긴 있더라. 이런 작품 저런 작품 했구나. 다양하게 많이 했네 싶다. 그래도 참 나름대로는 안 쉬고 열심히 했구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했는데 지금 넘겨보니 재미있긴 하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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