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지부장, 과거 전삼노 비위 폭로…전삼노 "이전 집행부 잘못 바로잡았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사상 첫 파업 선언을 한 가운데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서 '노노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오늘(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DX지부장 A씨는 어제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 'DX지부에서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알립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A 지부장은 글에서 ▲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 ▲ 전삼노 집행부의 다중계정 사용 ▲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시간 면제자 조작 등의 의혹을 주장하면서 녹취록 등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전삼노가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합원 수를 부풀리고, 근로면제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 계정 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조합원 등록을 했다는 것이 A 지부장의 주장입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체협약에서 전삼노 조합원이 4천명 이상이라는 주장에 따라 1만5천시간 이상의 근로시간면제를 부여했으며, 현재 전삼노에서는 위원장,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풀타임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있습니다.
현재 A 지부장의 글은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삼노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DX노조로 간 이전 집행부 시절에 조합원 수 부풀리기와 다중 계정 등의 문제가 발견됐고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전부 바로잡았다"며 "이전 집행부 시절 문제를 파업 선언을 한 이 시점에 끄집어내는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삼노의 첫 파업 선언 전후로 노노갈등은 증폭되는 분위기입니다.
파업 선언 당일에는 초기업노조가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블라인드 등에서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에 출마한 전삼노 집행부가 경쟁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그 대가로 지부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전삼노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블라인드에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이미 6월 7일 연차 사용 계획을 제출했으나 노조 연가 투쟁 때문에 휴가 계획을 취소할지를 고민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전삼노는 앞서 임금협상을 위한 사측과의 본교섭 파행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으며, 조합원들에게 오는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입니다. 서초사옥 앞에서 버스 숙박 농성도 진행 중입니다.
전삼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어제 기준 2만8천387명입니다.
실제로 연가 투쟁에 참여할 조합원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전삼노는 현재 조합원을 상대로 연차 파업 동참에 대한 설문 조사 중입니다.
전삼노 측은 "회사와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7일 이후 사측의 대응 등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징검다리 연휴로 이미 일부 직원이 휴가를 신청했고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꼽았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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