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 세계에서 10억 시간 넘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유튜브.
하지만 영상 90%는 조회수 1,000회도 안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기를 끄는 동영상 속 비밀이 있겠죠.
또, 인기 동영상이 말하는 우리 사회 트렌드가 있습니다.
저와 함께 트렌드를 읽어보시죠.
하지만 영상 90%는 조회수 1,000회도 안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기를 끄는 동영상 속 비밀이 있겠죠.
또, 인기 동영상이 말하는 우리 사회 트렌드가 있습니다.
저와 함께 트렌드를 읽어보시죠.
지난 14일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2위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영상이 나란히 올라왔습니다.
호주에 살면서 일상을 올리는 인기 유튜버 해쭈의 출산 과정을 담은 동영상, 그리고 방송인 장영란 씨가 얼짱 부부의 얼짱 아기를 하루 동안 맡아 육아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출산과 육아 관련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니 '설 연휴 동안 언제 결혼해서 아기 나을거냐는 압박을 받은 걸까? 귀여운 조카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어리어리 해서일까?'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계속 추락하는 출생아수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라는 말은 너무 자주 나온 이야기죠.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1만 7,531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 후 사상 최저였습니다. 지난해 3월 이후로는 2만 명도 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2022년 기준 0.778명에 불과합니다.
숫자가 집계되면 2023년 출산율은 당연히 더 떨어지겠죠. 유튜브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간접 체험할 기회를 주는 동영상이 자주 인기를 끕니다. 수십인 분 고기를 혼자 먹어치우는 먹방 유튜버나 해외 오지를 찾아가는 여행 유튜버들이 각광을 받죠.
사상 최저 출산율 데이터와 달리 유튜브에서 출산과 육아 동영상이 인기를 끄는 것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모습을 어느덧 직접 경험 못할 대상이라고 생각해 그저 동영상으로 간접 체험하자고 판단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저출산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심해서 그렇지 우리만 고민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죠.
최근에는 일본에서 '플랜 75'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정부는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미 이 영화 개봉 전에 일본에서는 비슷한 제도가 입법화된 상황을 다룬 <70세 사망법안, 가결 - 가키야 미우 저>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중국도 2017년부터 신생아 수가 꾸준히 줄어들었고, 2021년부터 유치원생 수가 20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아이가 줄어드니 당장 10년 후에 선생님이 남아돌아 190만 명이 해직 위기에 빠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지구적 현상
한.중.일 모두 저출산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정도의 차이만 있지 다른 선진국도 대부분 저출산 상황입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합계출산율이 우리나라 2배지만 인구 감소 위기 의식 속에 경쟁적으로 저출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이 저출산 고령화를 걱정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장 사람이 줄어드니 노동력과 소비 총량이 감소해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노령 인구 증가는 의료비용과 복지비용이 크게 늘며 국가 예산에 꽤 큰 부담을 지웁니다.
거시적인 국가 단위에서야 아이를 낳지 않고 인구가 줄어드는게 재앙이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아이를 낳는게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과거 농업 국가에서는 아이가 일손으로 받아들여져 한 명이라도 더 있고, 특히 남자여야 가족 단위 경제에서 이익이니 국가에서 낳지 말라고 해도 집집마다 새로운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죠. 하지만, 도시화가 가파르게 이뤄지며 트렌드가 바뀝니다.
도시에서는 공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으니 아이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가 아닌 양육과 교육을 시켜야 하는 비용 존재로 받아들여지죠. 게다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기회 비용까지 발생합니다.
1950년 대 전 세계 인구 중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비율이 29%에 불과했다면, 2018년 기준으로 도시 인구는 54%로 급증했구요. 2050년에는 68%까지 계속 늘어난다고 합니다.
도시화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니 저출산 분위기도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구요.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92%가 도시에서 살고 있는데, 다른 나라보다 저출산 속도가 왜 이렇게 빠른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저출산 속도를 늦춰보려고 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고 기업들도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 건설사 회장은 자녀 1명 출산하면 1억 원을 지급하는 출산 장려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고, 다른 회사는 셋째를 낳으면 무조건 승진 시켜주는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의견은 저출산 분위기가 돌아서기 어렵다고 내다봅니다. 차라리 받아들이고 이민 정책 확대나 강소국 정책 등 인구 감소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분유를 만들던 기업이 같은 기술을 이용해 노년층이 먹는 단백질 보충제를 만드는 등 저출산 사회에 적응하려는 움직임도 최근 몇 년 사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마치 지구온난화를 막으려 노력하지만 큰 대세를 꺾지 못하 듯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노력은 계속되어야 겠지만 변화된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 것인지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일 듯 싶습니다.
[김성철 기자 fola5@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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