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고지서 온다…8월 전기 30% 더 쓴 집 '요금 2배'

8월 전기 거래양, 약 5만1,000GWh로 집계
폭염에 전기료 인상까지…가정·소상공인 부담 커질 듯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역대 8월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오늘(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에서 이뤄진 8월 전기 거래양은 약 5만1,000기가와트시(GWh)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올해 들어 전력거래소의 월간 전기 거래량이 지난 해 같은 날보다 증가한 것은 8월이 처음입니다.

업계에서는 경기 영향으로 전체 수요의 약 55%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정체된 반면, 가정용과 상업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 사용량이 예년보다 급증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평소 가정용 전기와 일반용 전기 비중은 각각 약 20% 수준입니다.

특정 시간대의 '최대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최대 전력 수요'가 93.615기가와트(GW)로 집계되면서 역대 여름철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섭씨 33도 이상의 더위가 10일 넘게 지속되는 등 유례 없는 폭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8월분 전기요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며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이달 가정과 소상공인 등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전기요금은 지난 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28.5원 인상됐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427kWh의 전기를 쓰는 4인 가구라면 작년 8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올해 8월에는 20.8% 오른 8만530원을 내야 합니다.

만일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져 전기 사용량이 20% 늘어났다면, 이달 전기요금은 작년에 비해 73.4% 급증한 11만5,640원을 내게 됩니다.

전기 요금 사용량이 30% 늘어났다면 작년 요금의 거의 배에 달하는 13만1,340원을 내야 합니다.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보다 요금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건 전체적인 사용량이 늘면 1kWh당 요금이 높게 매겨지는 '상위 누진 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아직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저렴한 수준입니다.

한전은 2021년 이후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팔아 47조 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