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은행권이 역설적으로 만 30대 젊은 은행원들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여파도 있지만, 희망퇴직 조건이 좋을 때 인생 2막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한은행은 내일(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은 근속연수 15년 이상으로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입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만 39세 직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이 되는 겁니다.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중 가장 젊은 나이입니다.
바로 직전 희망퇴직 대상이 1978년까지였던 것과 비교하면 연령이 5년이나 어려졌습니다.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치 월 평균 급여를 특별 퇴직금으로 받고 이달 31일 퇴직하게 됩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이미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는데,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 총 60명이 짐을 쌌습니다.
이들은 ▲1968~1971년생인 경우 '28개월 치'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월 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았습니다.
특히 1968~1971년생 퇴직자는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받았습니다.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 4,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이 나서서 희망퇴직을 받는 건 디지털 전환 여파로 오프라인 점포가 축소되면서 은행원 수를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조직의 활력을 위해 신입 사원은 계속 뽑아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조건이 좋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걸 택하고 싶다는 은행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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