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2030세대·신축 빌라’ 거주자 비중이 높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어제(30일) 기준 4월 서울 강서구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건수는 457건(계약일 기준)으로 전년 동월(1010건) 거래량의 절반 밑으로 줄었습니다.
정상적인 매물도 전혀 소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임대인, 손님이 끊긴 중개업소 등의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지난 24일 'HUG 전세사기 피해자지원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화곡동이 필요 이상 피해를 입고 있다"며 "(새로운 세입자들이 들어오기를 꺼려하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곡동은 2030세대 거주 비중이 높은 지역입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강서구 화곡동에 거주 중인 2030세대는 전체 인구(17만593명)의 38.5%인 6만5732명에 달합니다.
강서구 전체 2030세대(17만9100명) 가운데 36.7%가 화곡동 주민입니다.
화곡동은 서울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2·5호선 까치산역을 끼고 있어 출퇴근이 편리한 역세권 입지에다 상권이 고루 갖춰져 있습니다.
옆 동네인 양천구 신월동 등 인근 지역에 비해 저렴한 신축빌라가 다수 몰려있어 청년세대의 관심이 높았지만, '화곡동 빌라왕' 여파가 아직 남아있어 전세거래 시장이 유독 위축된 겁니다.
이에 화곡동 공인중개사들은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나쁜 임대인', '나쁜 공인중개사' 명단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오늘(1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가입기준이 '공시가격×126%'로 제한되지만, 화곡동은 이미 지난 3월부터 '공시가격×120%' 기준에 맞춰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관행도 만들고 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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