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울고, 금 웃고…금값 6개월 만에 최고치, 왜?

인도분 금 온스당 1846.10달러
경기 불확실성·중앙은행의 금 매수 영향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대표적 위험자산인 뉴욕증시는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은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무너지는 등 새해 첫 거래일부터 웃지 못했습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9.90달러) 오른 1846.1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 지난해 6월 16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금값은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새해 첫 거래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탈달러' 전략에 따라 금을 역대 규모로 매수한 것도 금값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책임은 "경기침체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리스크, 약달러 전망과 올해 안에 물가상승률이 3% 미만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이와 연관돼 중앙은행의 금리가 피크를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물려 있다"며 "올해 금값을 둘러싼 상승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향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값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AuAg ESG 골드마이닝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에릭 스트랜드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서 방향을 전환해 올해 중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변신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장기 강세장을 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 44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근월물 금 가격은 10.90달러(0.60%) 오른 1837.1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장 초반 금값은 1856.60달러까지 치솟으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4bp(1bp=0.01%포인트) 낮은 3.74%선을 기록했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12bp 낮은 4.39%선까지 밀렸습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그만큼 또 다른 안전 자산인 국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국채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