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산후조리가 여자들의 허영심 때문에 생긴 문화예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한국의 산후조리원 문화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글쓴이 A씨는 한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이 산후조리원에 관해 쓴 글을 캡처해 올리며 "몇년 전 글이 아니다. 2022년 8월 18일 글"이라며 운을 뗐다.
A씨가 공유한 글에는 산후조리원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에는 "산호조리원 당연히 보내면 좋죠. 2주에 수백만원이 깨지는데 안 좋으면 그게 말이 되느냐"며 "물론 쥐어짜면 몇백만원 정도는 나오겠지만 모든 남편들이 당연히 그 쯤 해줘야 하고 못해주면 '찌질하고 무능한 남편'으로 규정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해당 글에 담긴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산후조리가 여자들의 비교 허영심 문화 때문이다, 남편이 휴가를 즐기려면 아내를 산후조리원에 보내야 한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 산후조리로 보상받으려는 거다 등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나와서 놀랐다. 의학과 정보가 발달한 2022년이 맞는지 의심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나도 아이를 낳았고 산후조리원을 다녀왔다. 아이를 낳으면 젖몸살에 손목도 시큰거리고, 팔다리를 움직이기도 힘들다. 진짜 내 몸이 아닌 느낌"이라면서 "이 상태에서 바로 퇴원해 집으로 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A씨는 동양여자들이 서양인과 체형이 달라 아이 낳을 때 몸에 무리가 더 간다는 연구자료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양 여성들은 아시아계 여성보다 골격이 크고 근육량이 많아 출산 후 회복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시간도 아시아계 여성이 1시간 정도 더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외국에는 한국과 같은 산후조리 문화가 없다는 말에도 A씨는 "아이를 낳고 집에 가더라도 남편이 휴가를 내고 산후도우미를 써서 집에서 똑같이 산후조리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A씨는 "베트남이나 태국, 인도 등에서도 아이를 낳으면 2주간 일 안하고 따뜻한 곳에 있고 몸조리를 다 한다는데 왜 자꾸 외국에는 산후조리문화가 없다고 하는 거냐"며 "국가적으로 산후관리센터를 운형하는 나라도 있다. 또 아내가 아기 낳으면 남편에게 6주 정도 출산 휴가도 줘서 가족끼리 산후조리를 다 한다"고 했다. 또한 미국에 산후조리원이 없는 이유는 병원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라면서 산후조리원만 없을 뿐 산후조리의 개념은 있다고 했다.
그는 "산후조리원가서 여자들이 인스타그램 올리고 허영심으로 가는 줄 아냐"면서 "잘 먹고 몸 회복하고 수유하고 젖몸살 올까봐 마사지 받고 아기 키우는 법, 목욕 시키는 법 등 육아 교육 받는 곳이다. 말이 산후조리원이지 육아사관학교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2주에 200~300만원 정도 하는 산후조리원 비용의 경우에도 숙박과 3끼 식사, 빨래, 신생아 케어 등을 고려하면 비싼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해외여행만 가도 200~300만원이 드는데, 산후조리원 갈 돈 없어서 애 못 낳겠다는 말도 웃기다"면서 "여자들이 허영심 때문에 안 가도 되는 산후조리원을 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충격"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며 남녀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산모와 애기옷이 매일 수십벌씩 나오는데 미역국도 못 끓이는 (남편이) 산후조리 도와줄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도 "자기 와이프가 임신해서 고생하고 애 낳을 때 고생하는거 지켜본 남자라면 저렇게 말 못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산후조리원의 문제는 비교질 때문"이라며 "여자들의 보상심리를 알고 산후조리원에서도 가격 후려치기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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