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오후 카카오 신사옥 '판교아지트' 1층 모습. 카카오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파사드'가 천장과 벽을 수놓고 있다. [사진 = 김우현 기자]
"하이라이트는 다음 주 문을 여는 사내 식당입니다. 판교는 물가가 높아서 1만원 이내로 점심을 먹기 힘든데 한식, 양식, 비건식 등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게 됐죠"
20일 한 카카오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신사옥에서 가장 기대하는 시설이 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간 판교의 비싼 점심값을 감당해야 했던 직원들은 사내에서 저렴하게 점심 식사를 하게 될 것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방문한 성남시 분당구 소재 카카오의 신사옥 '판교아지트'에는 본사인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카카오페이보험서비스 등 3개 자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카카오벤처스·카카오임팩트·카카오헬스케어는 입주를 준비 중이 곧 들어올 예정이다.
판교아지트는 지하 7층부터 지상 15층까지 총 2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1~3층에는 각종 상업시설과 인터뷰룸이 있고, 4~5층은 직원들을 위한 다목적시설, 5~15층은 업무 공간으로 이뤄졌다.
연면적은 4만9000평(16만2731제곱미터)으로 기존 사옥 대비 약 2.3배 넓어졌다. 수용 인원은 약 6000명으로, 판교에 근무하는 카카오 공동체 임직원 수(7000~8000명)와 맞먹는다.
판교아지트의 디자인 컨셉은 '커넥팅(연결)'이다. 본사와 자회사를 한 공간에 둬 회사 간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직원 간 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4, 5층 사이에 넓직한 계단인 '커넥팅스텝'을 배치해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소통할 수 있게 했다. 4층에는 도서관 격인 '북아지트', 5층에는 다목적 공간인 '아지타운'과 옥외 테라스가 있어 쾌적한 환경에서 회의, 미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카카오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카카오의 방식으로 다양한 고민과 토론이 이뤄지길 바라는 취지에서 (신사옥 이름을) '카카오 판교 아지트'로 명명했다"라며 "크루(임직원)의 건강과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상의 업무 능률과 휴식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신사옥 4~5층을 잇는 '커넥팅스텝(왼쪽)'과 5층 오고이에 마련된 야외 테라스. [사진 출처 = 김우현 기자, 카카오]
지하 1층 '케어존(KARE ZONE)'에는 사내 식당을 비롯해 임직원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시설이 모여 있다.
다음 주 문을 여는 카카오의 첫 사내 식당은 본사 직원 기준 4000원에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원래 판매가는 1만6000원이지만, 이중 1만2000원을 회사가 부담한다.
그런데 임직원에게 약 10만원의 식대가 별도로 지급되는 점과 '놀금(격주로 금요일을 쉬는 제도)' 도입으로 한 달 근무일이 18일 정도인 걸 고려하면 사실상 회사가 점심값을 전액 내주는 셈이다.
100평 규모의 운동 전용 공간인 '리커버리센터'도 처음 생긴 시설이다. 임직원들은 이곳에서는 요가·명상 등 다양한 운동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수업 후에는 1인샤워실에서 씻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이밖에 '톡의보감(양호실)'에서 약 처방, 상처 치료, 비만·금연 상담을 받거나 '톡클리닉'에서 국가 공인 자격을 갖춘 맹인안마사 5명에게 한 달에 2회 안마·지압·수기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편 2층에 마련된 '아지뜰'은 300명 정원의 어린이집으로, 맞벌이를 하는 임직원들은 이곳에 자녀를 맡긴 후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워낙 지원자가 많아 추첨에서 뽑혀야 이용할 수 있지만, 떨어져도 대개 몇 개월 안에 이용 가능하다.
교통편이 편리한 것도 신사옥의 장점이다. 신사옥은 판교역 1, 4번 출구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는데다 역과 사옥 지하가 연결돼 있어 전철을 이용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 곧장 출근할 수 있다.
카카오는 신사옥 건물을 오는 2032년까지 10년 임대 계약한 상태다. 현재 1층에는 카카오가 임대를 주는 형태로 카페, 식당이 입주해 있는데 조만간 카카오프렌즈샵을 비롯해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카카오는 임직원이 선호하는 업종을 들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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