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입하는 커피 생 원두에 부과되던 부가가치세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수입 업체들이 부가가치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원두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 말부터 부가가치세 면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소비자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블레스빈, 우성엠에프, 엠아이커피, 지에스씨인터내셔날 등 커피 생두 수입 유통업체가 부가가치세 면제분만큼 낮아진 가격으로 커피 생두를 유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커피 생두에 부과되던 10%의 부가가치세는 지난 6월 28일 수입분부터 면제됐다. 커피 생두가 국내에 수입되면 통관 절차를 거쳐 소분과 소포장, 배송 등 과정을 거쳐 통상 2개월 뒤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즉, 커피 생두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8월 말부터 인하된 가격에 생두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에 부과되던 10%의 부가가치세가 면세되면 가격은 9.1% 인하된다. 소비자가 2만원의 커피 생두 한 봉지 가격이 1820원 인하된 1만818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로 집에서 직접 커피 생두를 볶는 '홈 카페 족'이나 직접 원두를 볶는 소규모 카페들에서는 생두 구매 부담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에서는 커피 생두 부가가치세가 인하되더라도 가격 인하가 체감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한 잔의 아메리카노를 판매할 때 소요되는 원두 가격은 약 500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500원의 원두 가격에서 9.1%가 빠져봐야 약 46원의 부담이 줄어들 뿐이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원두 가격이 소폭 내려도 커피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번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는 볶아서 수입되는 커피 원두에는 적용되지 않고, 볶지 않은 상태로 수입되는 커피 생두에만 적용됐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중 스타벅스는 해외에서 원두를 볶은 뒤 수입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아니고 가격 인하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국내에서 원두를 볶지만, 이들도 원두 외 부담으로 인해 실제 소비자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
문지인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생두 부가가치세 면제 외에도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고민 중"이라며 "업계와 협의가 완료되는대로 추가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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