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와 잇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밥상 물가 부담이 연일 가중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4인 가족 식비가 두 자릿수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26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902원을 기록했다. 1년 전 97만2286원보다 9.7% 증가한 수준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계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가 58만773원,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사용되는 식대가 48만6129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4.3%, 17.0% 각각 올랐다.
외식비가 특히 큰 폭으로 오른 건 외식시장에서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과 4월 6.6% 오른 데 이어 또 상승한 것이다. 지난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는 갈비탕의 상승 폭이 12.1%로 가장 높았다.그다음으로는 ▲치킨 10.9% ▲생선회 10.7% ▲자장면 10.4% ▲김밥 9.7% ▲라면 9.3% ▲쇠고기 9.1% 순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39개 외식 품목 중 가격이 인하된 건 없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하반기 중 (식품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은행이 제시한 지표에서도 이 같은 조짐이 뚜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올해 4월(118.59)보다 0.5% 높은 119.24(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상승 폭이 4월(1.6%)보다 줄었다고 하나, 올해 1월 이후 5개월째 오른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 물가를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데 대개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 한 달 정도 뒤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지만, 휴가철이 본격 시작되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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