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유 화물차에 유가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 가격이 ℓ(리터)당 1900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화물차 운전자 등 서민 경제에 추가적인 타격이 우려되면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폭 확대 여부를 포함한 물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과 별도로 경유와 관련한 대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유는 화물 운송에 많이 쓰이는 산업용 유종이자 서민·자영업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름이다. 경유는 통상 휘발유보다 ℓ당 200원 가량 저렴하지만 최근 격차가 100원 미만으로 좁혀 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우 가격은 3월 다섯째주 기준 1919.78원으로 올 들어 33.2% 상승했다. 경유 판매가격이 1900원을 넘은 것은 2008년 7월 이후 13년 8개월만이다.
유가보조금은 버스·화물차 등에 유류세 인상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해주는 제도다. 지급단가는 현재 유류세액에서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액(경유는 ℓ당 183.21원)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그런데 기름값이 오른 상태에서 유류세를 인하함에 따라 보조금이 깎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국토교통부 고시를 바꿔 유가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2008년 고유가 종합대책으로 나온 '유가 연동 보조금'이 재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유가보조금은 유지하면서 기준가격 이상 상승분의 50%를 한시적으로 추가 지원했다.
정부는 현 단계에서는 유가환급금 지급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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