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4월 2일까지 사흘간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맥주 재료와 양조 장비·설비 기업부터 양조장, 수입·도매사, 프랜차이즈, 서비스·교육·미디어 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밸류체인의 모든 비즈니스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유일 맥주산업 전문 박람회다. 올해는 'DRINK DIVERSITY'라는 슬로건 아래 프리미엄 전통주를 비롯해 내추럴 와인, 크래프트 주류·음료 등과 리테일 테크 분야 기업들도 전시에 참여한다.
KIBEX 2022는 맥주 콘텐츠 전문회사 비어포스트와 맥주·주류 분야 전문 전시 컨벤션 기업인 GMEG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제맥주협회, 한국주류수입협회, 한국주류안전협회, 주한미국대사관 농업무역관, 주한캐나다대사관, 한독상공회의소가 후원한다. 또 글로벌 효모 기업인 프랑스의 퍼멘티스(Fermentis)가 박람회 스폰서로 나섰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 7개국이 참여해 총 120개 사, 200여 부스 규모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판로 개척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KIBEX 2022는 홉, 맥아, 효모 등 맥주 원재료의 국산화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자리로 주목된다. 지금까지 국내 양조장들은 수입산 재료를 활용해 맥주를 생산해왔다. 국산 재료로 양조한 맥주 완제품을 경험하는 동시에 재료의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자료, 생산 현황 등을 토대로 실제 산업에 적용될 가능성을 논의하는 세미나까지 한 자리에서 종합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강원도 홍천군은 홍천 홉 수제맥주 협동조합에서 토종 홉으로 만든 맥주 3종을 선보였다. 맥주에 향과 쓴맛을 부여하고 방부 효과를 주는 홉은 지난 1990년대 초까지 강원도 홍천 농가의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체결 후 쏟아져 들어온 외국산에 밀려 모두 사라졌다. 그러던 중 2015년 우연히 발견된 토종 홉 뿌리를 기반으로 재배 농가가 확대되고 있다. 홍천군이 선보인 맥주 중 2종은 강원대 누룩연구소에서 다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토종 효모까지 활용해 양조됐다.
수요 감소, 수매 중단 등으로 판로가 막힌 보리를 맥주용 맥아로 만들어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는 전북 군산시도 국산 맥아의 성과를 공개했다. 청년창업을 통해 버려진 옛 선착장 건물에 문을 연 지역 양조장은 국산 맥아를 활용해 맥주를 양조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산 맥주 재료를 화두로 세미나도 열린다. 군산시는 '지역특산 수제맥주 사업으로 보는 우리 농산물의 가치 확장'을 주제로, 농촌진흥청은 '맥주 원료 국산화를 위한 홉 특성 및 양조효모'를 주제로 세미나를 준비했다. KIBEX 2022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에서 재배된 농산물도 맥주 재료로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국내 맥주업계가 진정한 K-BEER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IBEX 2022에서는 글로벌 맥주 시장 트렌드를 읽고 맥주 비즈니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와 컨퍼런스도 펼쳐진다.
국산 재료로 만든 맥주와 해외의 미수입 브랜드를 포함해 약 400여 종의 맥주를 한 자리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캐나다대사관이 부스를 차리고 자국 맥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등 국내외 양조장 약 60곳의 맥주가 소개된다. 참관객들은 전시장 내 마련된 별도 시음존에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KIBEX 2022와 함께 개최되는 대한민국 국제맥주 컨퍼런스(Korea International Beer Conference(KIBCON))에서는 150개 이상의 양조장이 경쟁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맥주를 알릴 수 있는 노하우도 공유된다. ▲소규모 양조장 마케팅 ▲로컬 크래프트 맥주의 홍보 전략 ▲히트 맥주들의 숨겨진 마케팅 전략 등을 주제로 강연이 이어진다.
특히, 홉 센서리 세션, 오프플레이버 세미나 등 전문 세미나와 테이스팅 클래스 등은 다른 행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되는 콘텐츠로서 관람객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번 KIBEX 2022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비어그린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KIBEX에서는 매년 지속적으로 환경에 대한 화두를 던져왔다. 올해는 'No 플라스틱 캠페인'과 함께 버려지는 맥아 포대를 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현장 이벤트가 펼쳐진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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