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려를 표하며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한 가운데,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3일(현지시간) CNBC 방송은 애플이 러시아에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결정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에도 비슷한 조치에 나서라는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수석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CNBC과 인터뷰에서 "(애플의 이런 움직임 자체가) 삼성전자와 같은 라이벌 경쟁사에게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인사이트앤드스트래티지의 수석애널리스트 안셸 새그도 "애플의 조치로 다른 회사들이 어쩔 수 없이 따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 1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외 지역의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 뉴스를 퇴출한다고 밝혔다.
한 러시아 남성이 러시아 삼성전자 스토어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타스통신]
애플의 이런 결정은 상대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이동통신사 MTC와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트에 따르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15% 안팎으로 다소 저조하다.러시아에는 오프라인 애플스토어도 없다. 러시아가 애플의 주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의 이번 조치는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드는 "그들의 사업은 너무나 광대해 회복력이 강하다"면서 "애플이 그 정도 매출을 놓치는 것은 경영에 파멸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상황은 다르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4% 정도며, 2007년부터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생산공장도 가동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신제품인 '갤럭시S22'도 출시한 상태다. 또 삼성전자는 러시아 브랜드 시장조사업체 OMI가 발표한 '소비자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10년간 전 세계 1위를 지키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세계 6위 스마트폰 시장이자 유럽 최대 수요처로 삼성전자에겐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지만, 애플의 러시아 시장에 대한 움직임과 대외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반면 러시아 우방국인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보이콧으로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러시아 시장에서 샤오미는 28%, 리얼미는 7% 점유율을 차지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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