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저감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한편, 친환경 먹거리 유통에도 힘쓰는 분위기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최근 일회용 플라스틱 칼을 별도로 요청한 소비자에게만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케이크 등을 구매하는 모든 소비자에게 제공했으나, '일회용 칼 줄이기 캠페인'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이번에 그 범위를 확대했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해마다 약 11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파리바게뜨 전국 3400여개 직·가맹점이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일회용 칼 양의 50% 남짓이다.
생활폐기물 절감은 최근 식품업계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ESG 경영 방식이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플라스틱을 타겟으로 했지만, 커피업계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 시 보증금을 받는 등 종이컵 절감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작년 말부터 제주도 지역 내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는 매달 10일을 일회용 컵 없는 날로 지정해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자전거 와인'으로 불리는 '비씨클레타' 와인. 이 제품은 칠레에 위치한 탄소배출 0% 인증 와이너리 코노수르에서 제조됐다. [사진 제공 = 신세계엘앤비]
일회용 컵 사용 중단처럼 탄소배출 감소에 주력하되, 아예 생산 단계에서부터 힘쓴 제품도 있다. 편의점 CU와 GS25에서 판매 중인 칠레산 와인 '코노수르 리미티드 에디션 바이 비씨클레타(비씨클레타)'가 그 사례다.'비씨클레타' 와인은 일명 '자전거 와인'으로 불리는데 코노수르 와이너리(양조장)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코노수르 와이너리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탄소배출 0% 인증을 받은 곳이다.
유사한 국내 사례로는 제주개발공사가 제작 중인 '제주삼다수 그린'과 편의점 CU가 자체브랜드 생산 중인 무라벨 생수가 있다. 두 회사는 상품 표면에 부착되는 비닐 라벨을 제거해 폐비닐 발생을 막았고, 소비자에게도 분리수거를 용이하게 했다.
특히 제주삼다수의 경우 이 같은 제조공법을 통해 6개월 만에 64t가량의 비닐 폐기물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CU에서는 무라벨 생수가 출시된 뒤 이 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78.2% 증가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는 방증이다.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개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매출도 늘어나는 만큼 식품업계는 올해에도 ESG 경영에 힘쓸 전망이다.
농심은 오는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근 친환경과 가치소비 문화가 자리 잡은 것에 따른 사업으로, 비건 푸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추진되고 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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