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남기 "과도한 레버리지, 주택가격 하방리스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 = 기획재정부
30일 홍 부총리는 제2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 주(22일)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지역 주택가격이 장기추세를 상회하여 고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향후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1인당 GDP 대비 주택가격과 GDP 대비 민간신용 등을 토대로 분석했을 때,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장기화하기 어렵다고 전망한 것입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 금리상승 상황 속에서 7월 1일부터 차주 단위 DSR 확대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등은 주택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가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계속 오름세입니다.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유동성 공급 둔화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입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은 우리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매수 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 하에 시장참여와 의사결정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수도권 매매시장 불안 지속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 = 매일경제
서울과 수도권 매매시장의 경우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입니다. 전세시장의 경우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서 6월 들어 강남4구를 중심으로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최근 주택시장 불안이 수급요인에 있다고 하나 공급측면에서 올해 입주물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전세불안 요인인 서울·강남4구의 정비사업 이주수요도 하반기에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10년 평균 입주물량은 전국이 46만 9천호, 서울은 7만 3천호입니다. 올해 예상치는 전국 46만호, 서울 8만 3천호로 평년 대비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국토부는 또 올해 하반기에 서울과 강남4구의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략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 공급 확대·투기 억제 기조 유지
이런 가운데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와 실수요자 보호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주택공급의 성과 창출을 위해 2·4 대책 사업을 가시화하겠다면서 "10% 이상 주민동의를 확보한 24곳 도심개발사업 후보지를 대상으로 우선 예정지구 지정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규 공공택지 25만호 가운데 아직 발표되지 않은 13만호에 대해서는 투기조사 등이 완료되는대로 8월 이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우리 부동산 시장은 수급에 의한 가격결정 이외에 근절되지 않고 있는 투기적 성격의 시장 교란행위에 좌우되는 측면이 너무 크다"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 4대 교란행위를 종합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밝힌 부동산 시장 4대 교란행위는 ▲ 비공개・내부정보 불법활용 ▲ 가장매매・허위호가 등 시세조작 ▲ 허위계약 등 불법중개・교란 ▲ 불법전매 및 부당청약 등입니다.
또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11·19 대책 등에서 발표한 단기공급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건설정책연구원 "하반기 주택시장 불안정 전망"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업계 민간 싱크탱크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어제(29일) 발표한 '21년 하반기 건설·주택시장 전망'에서 "주택 수급 불확실 지속과 정부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심리 불안감이 강하게 지속되어 가격 상승과 수요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주택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고, 수급-심리지수 모두 110을 넘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심리적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예측의 배경을 "2021년 수도권 주택공급은 2·4 대책 등으로 총 30만호 내외가 가능한데 반해, 7·10대책에 따른 임대주택 말소로 34.5만호가 사라지고, 양도세 강화 등으로 시중 물량 확대 효과가 반감하는 등, 상충하는 정부 정책과 규제가 단기에 해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금리 상승은 주택(매매, 전세)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수급 불확실 지속과 정부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주택시장 심리 불안이 강하게 지속되어 가격 상승과 수요 우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출처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21년 하반기 건설·주택시장 전망
최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폭은 2월 1.71%에서 5월 1.21%로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입니다. 전세가는 5월 0.51%로 매매와 같이 상승세가 둔화된 모습입니다. 다만, 매매와 전세 모두 변동폭이 전년 동월 대비 대체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