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올 한해 유통업계 실적을 뒷받침해 준 것은 다름 아닌 '가전의 힘'이었다.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이 늘면서 IT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과 함께 기본 가전 외에 다양한 품목으로 혼수를 늘리는 신혼부부들 사이 새 트렌드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IT가전 수요가 가장 크게 늘었다. 온라인 수업 등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신장했다. 특히 태블릿PC는 개별 아이템 중 가장 높은 42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노트북과 프린터/복합기 매출도 각각 25%씩 뛰었다.
대형 생활가전 수요도 급증했다.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신장했고, 의류케어 57%, TV 46%, 냉장고 36%, 김치냉장고 27%, 세탁기는 19%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전기레인지, 오븐, 식기건조세척기 등 조리가전과 청소기 매출도 각각 7%, 5% 신장했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전기요나 가습기, 히터 종류 등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실적 악화를 최대한 방어해 줄 것으로 보인다.
신혼 부부들 사이 새로운 혼수 가전 트렌드가 형성된 것도 가전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신혼 부부들은 냉장고나 세탁기 등 필수 가전만 구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건조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와인냉장고 등 다양한 품목을 확대해서 장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타일러는 최근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신혼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와인 소비가 많은 2030 위주로 와인냉장고의 인기도 고공행진 중이라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최근 맞춤형 가전으로 인기를 끄는 삼성과 엘지가 새로운 라인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도 주효하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올 11월 가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신장했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맞춤형 가전은 마치 빌트인 가구처럼 주방공간과 딱 맞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줄이는 대신 깔끔하고 조화로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집콕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느는 것도 가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을 입고 가전이 화려해지고 있다"며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면서 색깔과 소재를 고르는 맞춤형 가전이나 더욱 더 프리미엄급을 찾는 손님이 증가하며 올 한 해 가전 매출을 견인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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