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10일 국내 항공사 최초로 목적지 없이 국내 상공을 비행한 뒤 출발지로 돌아오는 '도착지 없는 비행'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고 출혈경쟁에 국내선 운임마저 하락하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관광비행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에어부산은 경상북도 소재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 79명을 대상으로 도착지 없는 비행을 첫 운항한다. 해당 항공편은 이날 낮 12시 35분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포항과 서울을 거쳐 광주와 제주 상공까지 운항한 뒤 오후 2시 35분에 김해공항으로 되돌아오는 일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에어부산 사옥 내 훈련시설을 견학하고 현직 캐빈승무원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갖는다. 또 운항·캐빈승무원 합동 브리핑을 참관한 뒤 체험 비행 항공편에 탑승해 기내 이·착륙 준비, 기내 방송, 승객 서비스 체험 등 직무 체험 시간도 경험한다.
에어부산은 이번 관광비행 상품을 초기에는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첫 운항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이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은 6회 더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탑승 인원은 최대 80명으로 제한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실제 기내에서 진행하는 체험 실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해상을 돌면서 울릉도나 독도를 관람하고, 기내에서 소공연을 보는 식이다. 나아가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대만 등 인근 국제 항로 운항도 고려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국제 항로로 상품이 구성되면 기내 면세품 판매까지 가능해 손님들의 큰 관심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이 관광비행 사업에 뛰어든 것은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선 운항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국내선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항공사들이 일제히 국내선을 확장하면서 경쟁이 심해지자 관광비행 상품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조종사 의무비행 시간을 채우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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