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대국민 호감도가 100점 만점에 52점에 그쳐 대기업과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7월 16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52.6점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은 75.5점으로 중소기업보다 22.9점이 높았다.
대·중소기업간 일자리 호감도 격차는 2016년 첫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중이다.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는 2016년 54.0점이었으나, 2017년 51.4점, 2018년 51.6점으로 오히려 하락해 100점 만점에 절반을 간신히 턱걸이 했다. 반면 대기업 일자리 호감도는 2016년 71.3점을 시작으로 2017년 71.5점, 2018년 73.1로 지속 상승중이며,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2.4포인트 증가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연령 별로는 20대와 40대, 지역 별로는 대구·경북 및 강원·제주, 학력으로는 대학원이상, 직업별로는 학생과 무직·기타 집단에서 2018년 대비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국민들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를 자아실현, 사회적 지위, 안정성, 성장성, 근로조건 등 5개 분야로 구분해 진행됐다.
대·중소기업간 가장 큰 격차를 보인 항목으로는 안정성이 꼽혔다. 대기업은 82.5점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중소기업은 50.6점으로 무려 31.9점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중소기업이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신용상태를 갖추고 있다'에 대한 동의 정도가 46점으로 낮게 나와 많은 국민들이 중소기업의 자금확보능력에 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 측면에서도 대기업은 73.7점인 반면, 중소기업은 49.2점으로 24.5점의 인식격차를 드러냈다. 근로조건 인식도는 30대(42.4점), 고학력자일수록(대학교 재학·졸업 46.9점, 대학원 이상 46.2점), 화이트칼라(45.1점) 및 학생(43.8점), 고소득자(연평균 가구소득 7500만원 이상 46.9점)일수록 낮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자아실현 인식도는 100점 만점 평균 52.9점으로 대기업(71.9점)의 73.6% 수준이었고, 중소기업의 사회적 지위 인식도는 54.8점으로 대기업(77.6점)의 70.6%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성장성 인식도도 55.1점으로 대기업(72.6점)에 비해 낮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중소기업간 임금·복리후생 격차(43.4%)가 가장 많았고,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대한 거부감(19.3%), 최저임금인상·주52시간 근무 등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환경 악화(14.5%) 순이었다. 또한 20대(49.1점)가 60대이상(56.4점)보다, 여성(55.5점)보다는 남성(49.7점)이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호감도가 낮았다. 고졸이하(56.7점)가 대학원이상(49.6점)보다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학력이 높을수록 중소기업 일자리 호감도가 낮았다.
다만, 국민들은 중소기업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인 이미지가 증가(52.6%)했으며, 주요 요인으로는 정부의 대중소기업 지원정책 확대(30.2%), 중소기업의 자발적 역량 강화(27.2%), 국가 경제기여도 증가(24.0%) 순으로 나타났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이 취업하고 싶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자구노력과 일자리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임금격차·직주환경 개선을 정책적으로 폭넓게 추진하여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확대와 장기재직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여성·장년층 등 취약계층의 고용·사회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 위주로 일자리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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