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협상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에 왜곡 주장을 중단하고 거래종결을 위해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HDC현대산업개발은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면서 회사의 영업과 재무 상태, 자금 수지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자료를 수개월 동안 검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인수준비위원회의 실사와 검증 업무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실사와 PMI(PMI, 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자료 제공에 협조했다"면서 "그런데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채권은행으로부터 1조7000억원을 추가 차입하고 주요 계열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거래계약상 사전 동의 대상이 아니지만, HDC현대산업개발 최고경영진에 보고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추가 차입 등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측으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장에 정면으로 대치한다.
금호산업은 영구 전환사채(CB)와 관련해서도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줬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종결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구CB 발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완전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초지였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산과 기업가치 등에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내용, 라임자산운용사모펀드 투자 손실 문제 등은 지난해 12월 M&A 계약 체결 전 사전실사에서 이미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서 상 공개목록에 포함돼 더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합의한 사항이다.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M&A 재점검을 요청해 경영진 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설명이나 자료가 필요한 부분은 요청하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누차 알렸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본건 거래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다"면서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조속히 본건 거래종결을 위한 의무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가지고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루어지는 데 최대한 협조할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HDC현대산업개발 측과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래를 종결하기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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