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지털·그린·고용안전망 등 '한국판 뉴딜' 사업에 2025년까지 총 114조원을 투자한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의 합작 사업까지 고려하면 총 160조원의 대규모 경기부양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대비와 새 동력마련을 위한 문재인 정권의 임기후반 '승부수'다.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뉴딜추진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제5차 비상경제회의와 5월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등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첫 언급 뒤 3개월여 만에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내용과 구상을 국민들 앞에서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의지이자 대한민국 대전환의 선언"이라고 말했다.
발표내용 핵심은 향후 5년간 국비 114조100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민간수요를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정부가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밝혔던 76조원 규모에서 재원이 38조원 규모 늘어났다.
정부는 올해를 '대전환 착수기'로 삼아 코로나19사태의 위기극복과 즉시 추진가능한 사업에 4조8000억원을 우선 투자한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는 '디딤돌 마련기'로 삼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이 기간 국비는 49조원 투입되고 창출 목표 일자리는 88만7000개에 이른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이후인 2023년~2025년에는 65조원 규모를 추가 투자해 앞서 추진한 뉴딜사업이 안착해 새로운 성장본궤도에 이르게 하겠다는 게 정부 각오다.
분야별로는 ▲디지털 뉴딜 44조800억원 ▲그린 뉴딜 국비 42조7000억원 ▲안전망 강화 26조6000억원 등이다.
디지털 뉴딜의 경우 디지털 경제 전환 가속화를 위해 데이터·네트워크·AI(31조9000억원)와 비대면 산업 육성(국비 2조1000억원), SOC디지털화(10조원) 등에 집중투자 된다. 그린뉴딜은 친환경 경제를 위한 녹색 인프라(국비 12조1000억원), 신재생에너지(국비 24조3000억원), 녹색산업 육성(국비 6조3000억원) 등이다.
고용안전망은 전국민 고용보험 등을 비롯해 디지털·그린 인재 양성 등 취업재교육에 대부분 예산을 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투입 뿐 아니라 디지털·그린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기반 구축을 취해 각종 규제개선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판 뉴딜계획 발표는 노·사·민·당·정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사 대표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화상으로 실시간 연결돼 그린뉴딜과 관련한 보고를 했고 네이버 한성숙 대표도 화상으로 참여해 디지털 뉴딜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지용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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