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내림에 따라 시중은행의 여·수신 금리 역시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본금리 1%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주요 은행 예·적금 상품(1년 만기 기준) 금리는 본격적으로 0%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예·적금 금리는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은행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라 예·적금 금리 조정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르면 내주부터 추가 인하가 예상됩니다.
지난 3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이후 한 달여 간에 걸쳐 이미 은행들은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내렸습니다.
현재 각 은행의 정기예금 주력 상품의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1%에 못 미칩니다.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은 0.9%,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 정기예금' 0.9%,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0.8%, NH농협은행 'NH포디예금' 0.95%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기준금리 인하 범위 내에서 거치식 예금 금리부터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측하지 못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폭과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과 경영전략,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수신금리를 결정합니다.
금리는 은행 수익과도 직결되는 만큼 은행으로선 예·적금에 내주는 금리는 적게 주고 대출금에 받는 금리는 높게 받는 게 이득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하 때는 이례적으로 은행 간 '눈치보기'로 약 4개월이 지나서야 예금금리가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시엔 신(新)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제도 도입으로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게 조심스러웠다"며 "이미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한 만큼 은행으로선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은행에 따라 온도차는 있습니다. 이미 예적금 금리 인하 검토를 마친 곳도 있지만, 자금조달을 우려해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면 예·적금의 매력은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맡겨야 본전'인 셈입니다.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더 낮아진 금리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 역시 조만간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대출상품인 주택담보대출은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과 변동형으로 나뉩니다.
주택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예·적금 금리가 반영됩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금리)을 바탕으로 계산합니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내리면 주택대출 변동금리 역시 내려갑니다.
주택대출 변동금리 역시 이미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예·적금 금리 인하에 따라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코픽스는 한 달에 한 번, 매달 15일에 공시되기 때문에 주택대출 변동금리가 기준금리 조정을 반영하기까진 시차가 있습니다.
하루 또는 주 단위로 바뀌는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주로 금융채 5년물(AAA등급) 금리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금융채는 실시간으로 금리가 움직여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빠르게 조정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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