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나눌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후보만 14명이 상정됐다. 남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각각 7명의 이사후보를 제안하면서 양측의 표 대결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칼은 조 회장을 포함해 7명의 이사후보를 확정했다. 하은용 한진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를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사외이사 후보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 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다.
특히 하 부사장은 조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하 부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조 회장이 사내이사를 연임할 경우 임기가 남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와 함께 3인 체제 구축이 가능해진다. 하 부사장은 델타항공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들은 한진그룹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역할을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로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주인기 국제회계연맹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 4명으로, 이 변호사는 오는 24일 임기가 끝난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들이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사외이사 비중은 73%에 달해 이사회 독립성이 강화될 것으로 한진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제안'을 통해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8명의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중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조 회장 지지 의사를 밝히며 후보 선정 나흘만에 사퇴해 3자연합 측 이사 후보진은 총 7명이 됐다.
3자연합은 김 의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이 3자 연합에 맞서 7명의 이사후보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은 이사 수 상한을 두진 않았지만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으로 유지했다"면서 "일반적으로 기업의 이사회 규모는 10명 안팎인 만큼 모두 선임되긴 어려워 표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주총은 오는 27일 열린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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