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중 노선이 80% 이상 중단되면서 항공사들이 희망휴직에 들어가거나 임금을 일부 반납하는 등 위기 타계에 나섰다. 지난해 한일 갈등으로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홍콩시위로 세일 시즌인 연말마다 크게 인기를 끌던 홍콩여행도 줄어들면서 항공사들이 잇따라 중국과 동남아 노선 확대에 나섰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이 마저도 감편되는 상황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캐빈(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에 들어간다. 오는 15일부터 29일까지 희망휴직 신청을 받으며, 다음달에도 희망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노선을 감편하면서 이에 따른 조치라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전체의 19%에 달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26개의 중국 노선 중 김포-베이징 노선을 비롯한 12개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인천-광저우 등 12개 노선 운항은 감편하기로 했다. 기존 주 204회 운항하던 중국 노선은 주 57회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동일하게 운항하는 노선은 김포-상하이 노선과 인천-옌청 노선 뿐이지만, 이 마저도 편당 탑승객이 수십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단거리 위주의 저비용항공사(LCC)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여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LCC들은 지난해 일제히 적자전환 한 데 이어 무급휴가와 희망휴직을 실시해왔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이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아예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하고, 앞서 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급휴가 제도를 전 직원으로 대상자를 확대한다. 경영진은 임금의 30% 이상을 회사에 반납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3~6월 사이 15일 이상 무급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기간 동안 희망자에 한해 근로시간 단축과 주당 근로일 단축도 선택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15%로 가장 높지만, 다음달부터 중국 노선 12개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차 휴가를 실시한다. 연차 휴가가 21일 이상 남은 객실 승무원 중 신청을 받아 300명에게 한 달 휴가를 줄 계획이다.
다만, 대한항공은 연차 소진 차원일 뿐 인건비 절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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