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12개월 만의 최대폭인 7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불황형 흑자로 드러났다. 6개월째 수출·수입이 동반 감소했으며 일본여행객 감소, 해외배당수익 증가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0월 경상수지가 12개월 만의 최대 흑자폭인 7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4월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뒤 6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다만 상품과 서비스 교역은 계절적 특성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야 하는데, 경상수지 흑자폭을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16억5000만 달러 줄었다. 전년동월비 흑자 폭 감소도 12개월 연속이다. 겉으로 보면 좋은 경제 성적표지만, 속을 뜯어보면 줄줄이 '점수'가 떨어진 셈이다.
경상수지는 크게 상품을 사고판 내역인 상품지수, 서비스를 사고판 서비스수지, 해외와 주고받는 급료 및 임금, 투자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와 단순 송금 등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상품수지는 80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도 전년 동월보다 24억9380만달러(-23.7%) 흑자폭이 줄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4.5% 감소한 491억2000만달러, 수입은 12.5% 감소한 410억9000만달러로 나타났는데, 경기가 나빠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라는 경고가 나온다. 수출은 올 10월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줄었으며, 수입도 이미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80억7000만달러(-32.1%), 석유제품 34억달러(-26.2%), 화공품 56억2000만달러(-14.7%), 철강제품 35억9000만달러(-10%) 등이 주요 수출품이었다. 이들 제품의 수출액이 줄어든 이유는 제품 가격 감소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이들 제품의 10월 수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반도체(-34%), 석유제품(-20.7%), 화공품(-13.6%), 철강(-12.8%)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 적자폭이 개선된 것도 경상수지 흑자에 영향을 줬다. 서비스수지는 17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전년동월(20억6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3억4000만달러(16.5%) 줄었다. 일본 출국자수가 57만명에서 20만명으로 전년동월비 65.5% 감소한 결과,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8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8억2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본원소득수지는 14억1000만달러에서 18억3000만달러로 4억2000만달러(17%) 늘어났는데, 해외투자로 인한 배당금 수취 증가가 원인이다. 배당소득은 전년 동월 7억4000만달러에서 10월 12억2000만달러로 4억8000만달러(64.8%) 증가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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