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근내지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현행 '쇠고기 등급 판정 기준'이 12월부터 변경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1++등급과 1+ 등급을 판정할 때 적용하는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하는 개편된 소고기 등급 기준이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쇠고기 등급 판정 기준 제도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시장 개방에 대응한 국내산 소고기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1993년에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마블링 중심의 현행 등급체계가 소의 장기 사육을 유도해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키우고, 지방량 증가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 변화에도 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의 소 사육기간은 31.2개월로 미국(22개월), 일본(29개월)보다 많게는 9개월 이상 길다.
새 기준에 따르면 육질 등급(1++, 1+, 1, 2, 3)에서 1++등급과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을 조정했다. 1++등급은 지방함량 기준이 현행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낮아지고, 1+등급은 13~17%에서 12.3~15.6%로 낮아진다.
또한 평가 항목(근내지방도·육색·지방색·조직감 등) 각각에 등급을 매겨 그 중 낮은 등급을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최저등급제를 도입했다. 현재는 마블링에 따라 예비 등급을 결정한 뒤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에서 결격 항목이 있을 경우 등급을 낮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블링 외에 다른 항목들도 개별 평가한 뒤 그 중 최하위 등급을 고기의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편을 위해 지난해 12월 축산법 시행규칙과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고시)을 개정한데 이어 11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쳤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편으로 농가는 1++등급을 받기 위한 소 사육기간을 줄여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는 지방 함량에 대한 선택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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