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두고 '경기침체 징후'라고 해석하는 것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이 오늘(20일) 지적했습니다.
한은은 오늘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미국·독일 장단기 금리 역전 전후 실물지표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국 사례를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침체 간 관계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는 지난 6∼7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독일에서도 8∼9월 중 10년 만기 국채와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는 과거 사례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한동안 확산됐습니다.
한은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미국과 독일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 시점을 전후로 주요 실물지표의 흐름을 비교해본 결과, 실물지표 흐름이 전반적으로 약화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시기별로 일관된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산업생산은 1989년 역전 사태와 2000년 역전 사태 이후엔 증가 폭이 둔화하거나 감소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06∼2007년 역전 현상 후에는 산업생산 지표가 상당 기간 양호한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독일의 민간소비도 2000년 역전 사태 발생 이후 역전 이전과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단기 금리 축소 및 역전 현상은 시장 참가자의 경기둔화 우려가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최근 역전 현상을 두고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은은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영향으로 세계교역이 위축되고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 축소나 역전 현상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역전 현상의 지속 여부와 실물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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