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627억원 펀드…유통 물류 집중 투자

롯데가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1000억원까지 키워서 스타트업 후속 투자는 물론 유통·물류 분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한다.
롯데는 627억원 규모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롯데-KDB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펀드는 롯데가 지난 2016년 스타트업 투자법인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한 이래 가장 규모가 크다.
외부 투자사와 함께 조합을 운용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 조합에는 롯데쇼핑과 롯데GRS,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코리아세븐, 롯데면세점,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정보통신,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롯데 계열사들과 KDB산업은행이 출자해 참여했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총 운영자산 1000억원을 달성하게 됐다. 이제 투자 범위가 기존 초기 투자에서 성장 궤도에 진입한 스타트업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는 이 펀드를 통해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초기 벤처 종합지원 프로그램인 '엘캠프(L-Camp)'에서 육성한 스타트업들을 선별해 후속 투자하고 유통플랫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의 결합), 물류 부문 등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롯데는 옴니채널 구축과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 등에 대규모로 투자해 왔으나 이 분야 육성을 위해 전문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번에 추가로 펀드를 결성했다. 그룹의 광범위한 소비자 유통채널과 물류시스템을 연계하고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진출 계열사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돕는다는 복안이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앞으로 화학, 식음료, 문화 콘텐츠 분야에 집중하는 성격의 펀드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는 "이번 재원 확보를 통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함으로써 오픈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의 긍정적인 사례들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2월 창업보육법인으로 설립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엘캠프' 1~5기 72개사, '엘캠프 부산' 10개사 등을 비롯해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최근 선발한 엘캠프 6기는 10월부터 본격 지원이 시작된다.
자본금 250억원으로 출발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해 6월 각각 272억원, 21억원 규모의 '롯데스타트업펀드1호'와 '롯데사내벤처펀드1호'도 조성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8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고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스타트업과 신기술 업체, 연구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롯데와의 시너지 창출과 벤치마킹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