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와 소송전, 유럽의 EV배터리 자체 생산 추진과 관계 없어"

LG화학은 최근 유럽 지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영업비밀·특허 침해 관련 소송전과 연결시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10일 밝혔다.
외신과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스웨덴 노스볼트와 손잡고 연산 16만GWh 규모의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두 번째 유럽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의 영향을 받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LG화학은 "전혀 근거 없는 추정"이라며 "폭스바겐은 이미 아시아 물량을 가능한 줄이고 내재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고, 노스볼트와의 합작사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여러 배터리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언제든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정상적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주도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LG화학이 테슬라의 중국 생산 물량에 대한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부상하는 데 대해 LG화학은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처 다변화 전략과 더불어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도 요인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중국이 우수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한국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무력, 기술력, 원가 경쟁력에서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과 함께 사업 운영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 등 영업비밀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고 LG화학은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영업비밀·특허 소송전을 두고 국내 기업끼리 다투면서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한 것이다.
LG화학은 "국내 기업간 문제라고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삼지 말라면 누구도 먼저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영업비밀이든 특허든 이를 보호받지 못한다면 해외 경쟁사들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 결과로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중 한 쪽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소송에 불리해진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며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CEO 회동을 추진하는 등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을 향해 "만약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신속하게 결과가 나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이를 밝혀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며 "반면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양사가 진지하게 대화하고 정당한 보상을 논의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