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 종근당이 바이오업체에 대거 투자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21일 종근당홀딩스는 국내 바이오업체 바이오오케스트라와 협약을 맺고 마이크로 RNA를 기반으로 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와 진단기기 개발에 총 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생물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작은 RNA로 유전자 정보 전달을 억제하고 세포마다 발현하는 단백질의 양과 종류를 조절한다.
이번 협약으로 종근당홀딩스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발행한 전환우선주를 50억원에 매입하며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된다. 향후 파킨슨과 루게릭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RNA 신약 개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기업으로 마이크로RNA 간섭 기술을 활용해 알츠하이머형 치료제 'BMD-001'을 개발하고 있다. BMD-001은 자체 개발 약물 전달체를 통해 뇌혈관장벽을 통과한 뒤 뇌면역세포의 대식작용을 활성화함으로써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아울러 면역세포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에 '다중 표적' 기능도 나타낸다.
종근당홀딩스는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전달체 플랫폼 기술뿐 아니라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마이크로RNA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와 진단기기로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물질 탐색과 전임상 단계의 연구과제를 대상으로 펀딩하는 투자로 여기엔 CKD창업투자, 데일리파트너스, NHN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이엔벤처, LSK인베스트먼트 등 유명 벤처투자사들도 함께 참여했다.
우영수 종근당홀딩스 대표는 "이번 협약으로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우수한 기술과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 마이크로RNA 기반 바이오 신약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며 "앞으로 해당 분야 신기술을 발굴하고 적극 투자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지난 2016년 10월 류진협 일본 도쿄대 의대 병리면역미생물학 박사와 조현정 건양대 의대 임상병리학과 교수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공동 창업한 회사다. 올해 안에 마이크로RNA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전임상을 시작하고 관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내년 글로벌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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