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진에어 노동조합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것에 대해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진에어 부사장으로도 일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물컵 갑질 논란에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진에어가 면허취소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하면서 "전 직원이 뛰쳐나가 면허취소는 막아냈으나 이후 전대미문의 국토교통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가 제재 고통을 받는 이유는 조 전 부사장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 일가의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조와 회사가 제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최선을 다하며 국토부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회사 한진칼 임원으로 복귀했다. 이는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말했다.
노조는 "조현민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인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를 직접 경영할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은 진에어 사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17억원의 퇴직금을 챙겨 나간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라면서 "총수 일가는 진에어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토부 제재를 책임지고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
현행 항공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은 국적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조 전 부사장이 2010~2016년 미국명 '조 에밀리 리'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물컵 갑질 건과 함께 등기이사 국적 문제를 제재 심의에서 다뤘다.
그 결과 진에어는 '갑질 경영'에 대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항공기 등록과 신규 노선 취항 등이 제한되는 제재를 받게 됐다.
진에어 직원들은 제재 해제를 위해 올해 임금협상을 미루고 국토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구제 요청에도 완고한 태도를 보이던 국토교통부가 최근 제재 완화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으나, 조 전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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