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 발병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됐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테플리주맙'이 임상 결과 1형 당뇨병 발병을 2년 가까이 늦춘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시진' 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가족력 등으로 1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96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테플리주맙을 2주 동안 정맥 투여한 44명의 그룹에서는 19명(43%)이 당뇨병이 발병했다. 이들 중 절반은 발병 시기가 48.4개월이었다. 반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 32명 그룹에서는 23명이(72%) 당뇨병에 걸렸으며 이들 중 절반은 발병시기가 24.4개월이었다. 임상시험이 끝날 때까지 당뇨병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은 테플리주맙을 투여한 그룹은 57%로 대조군 28%보다 많았다.
미국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1형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혈당 수치에 신경을 쓰며 꾸준히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1형 당뇨병은 장기적으로 심장질환, 신장 기능 약화, 실명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제1형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인슐린' 투여가 유일했다. 마크 애킨슨 플로리다대 교수는 학술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2년 동안 인슐린 투여 없는 삶이 이어졌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2주간 테플리주맙을 투여한 것은 당뇨가 없는 추가 시간을 위한 소액의 대가"라고 말했다.
테플리주맙의 가장 큰 부작용은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의 일시적인 감소와 발진으로 연구진은 장기 투여할 경우 면역체계가 위축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테플리주맙은 과거에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가 개발에 나섰다가 임상 3상 단계에서 실패한 적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다. 미국 바이오제약기업 프로벤션바이오가 지난해 권리를 매입했다. 테플리주맙의 임상 성공으로 향후 1형 당뇨병 치료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됐다. 연구진은 "테플리주맙이 제1형 당뇨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번째 연구성과"라며 "당뇨병 발병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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