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 중 최하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OECD가 공개한 24개 회원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보면 한국이 -0.3%로 라트비아와 함께 가장 낮았다. 멕시코(-0.2%)와 노르웨이(-0.1%)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등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20개국은 모두 플러스 성장률을 찍었다. 상위권은 헝가리(1.5%), 폴란드(1.4%), 중국(1.4%), 이스라엘(1.3%) 등이 차지했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는 미국 0.8%, 영국 0.5%, 독일 0.4%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유독 낮았던 이유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장기화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것이 대부분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마이너스 성장률은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수준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3월 설비투자는 15.5% 감소해 전월(-26.8%)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빈센트 코엔 OECD 국가분석실장은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소득 3만달러 대한민국 평가와 과제'에 참석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 좋은 모습이었다"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 투자 부진이 그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가 살아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산업별 설비투자 동향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국내 주력 제조업의 설비투자 부진 강도가 심해졌다"며 "향후 주력 업종 가운데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생산, 출하, 재고, 설비투자 조정압력을 분석한 결과 전자·정밀기기·화학·기계산업은 설비투자가 기준점을 밑돌며 저점을 향해 내려가는 하강 국면이라고 봤다. 특히 전자산업은 1·4분기 생산, 출하가 감소해 침체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도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이란 생산 증가율과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의 차이로 이 지수가 음수면 향후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고용 및 성장세 회복을 줄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축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성장 잠재력도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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