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업계 캐스팅보트였던 미니스톱 인수전이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후발주자 이마트24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분간 국내 편의점이 '2강 1중 2약' 구도를 유지하게 되면서 순위 경쟁보다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미니스톱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왔던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국내 파트너사를 찾아왔지만 결국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며 임직원들에게 매각 중단 이유를 밝혔다.
현재 미니스톱의 점포수는 약 2530여개로 업계 5위다. 1·2위인 CU와 GS25가 각각 1만3100여개, 세븐일레븐이 9550여개, 이마트24가 3740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어느 업체라도 미니스톱을 흡수할 경우 '2강 1중 2약' 구도에 변화가 있어 인수전은 캐스팅보트로 꼽혀왔다.
실제 인수전에는 롯데(세븐일레븐)와 신세계(이마트24)가 참여했다. 이 중 롯데가 최고 입찰가인 4000억원대 중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인수가 유력했다. 이 경우 세븐일레븐의 점포수는 단순 계산으로 약 1만2000개가 된다. 편의점업계 구도가 '3강 1약'으로 변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일본 이온그룹(지분 76.06%)의 막판 변심으로 매각이 백지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에 따라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한 이온그룹과 인수자간 의견충돌로 매각이 중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숨 돌리게 된 이마트24는 손익 달성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마트24는 2020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점포수 5000~6000개를 달성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의 경우 가맹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마진과 월회비로 수익을 얻는다. 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받는 경쟁사와 달리 가맹점 수가 늘어나야지만 매출이 올라가는 구조다.
올해 3분기까지 이마트24의 누적 영업손실은 294억원으로 전년 동기(-343억원)대비 14% 개선됐다. 특히 3분기의 경우 영업손실이 74억원으로 무려 35%나 줄었다. 이마트24 측은 간판 리브랜딩 등의 초기 투자가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해 적자폭을 대폭 줄였을 것으로 기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3강 1약'이 됐다면 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 자체에서 도태됐을 것"이라며 "미니스톱 인수전 재발 가능성이 아직 열려있지만 올해까지 이마트24는 자체 성장 시간을 벌 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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