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과 경제 전망이 녹록치 않다. 10년주기 금융위기로 전이될 것이란 비관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2일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인호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차 금융위기론'을 언급하며 수출지원에 총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작년 수출 6000억달러 달성 등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 무역·통상여건을 고려할 때 경제와 수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리스크로 꼽은 이 사장은 수출시장 다변화와 혁신성장 지원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주요 수출시장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신흥시장 진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가 되었다"며 "신남방·신북방 등 신흥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혁신기업을 능동적으로 발굴·육성하는 등 혁신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재무심사 위주의 수출지원 기업 평가를 연구개발(R&D) 투자, 기술력 등을 반영하는 등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또 "중소·중견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내실 있는 지원에 집중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 친화적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무보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도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무보의 누적적자는 1조 1056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200%가 넘는다. 정부 출연금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장은 "최근 혁신성장, 조선·해운산업 지원 등 무역보험 역할이 커지면서 기금 부실화 우려도 상존하고 있지만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4년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부에서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창의산업정책관, 무역투자실장, 통상차관보를 거쳐 차관을 역임했다. 특히 무역·통상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 미국의 통상압박에 맞서 대미 협상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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