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회를 맞는 아시아 최대 '지식의 장' 세계지식포럼이 10일 서울 장충아레나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세계적 지식 공유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세계지식포럼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3일간 서울 장충아레나·신라호텔에서 진행된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주제는 '집단지성: 글로벌 대혼란 극복의 열쇠(Collective Intelligence: Overcoming Global Pandemonium)'다. 팬더모니엄은 영국 시인 존 밀턴이 17세기 중세시대에서 르네상스로 옮겨가던 과도기의 혼란을 지칭한 말이다.
총 250여 명의 연사가 참석해 5개 트랙에서 110여 개 세션을 진행한다. 올해는 구글, 우버,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인들이 참여해 블록체인과 공유경제 등을 논의한다. 또 인터넷보다 더 파괴적인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나와 미래 변화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60여 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앞으로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분석하고 전망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글로벌 금리 인상기라는 전환기를 맞이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과 다양한 토론도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마지막 날 연사로 나서는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혼돈에 싸인 글로벌 경제 현안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개막사에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 갈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장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질서를 뒤흔들고 있고 WTO, NATO, UN에서 보듯이 세계 질서를 재조정하려 하고 있다"라면서 "중국도 외교, 군사, 경제력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54명의 아프리카 지도자 중 53명이 베이징에 모였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이어 "아테네의 역사학자 투시디데스는 신진세력(Rising Power)이 기존세력(Ruling Power)를 대체하려고 하면 전쟁이나 충돌이 자연히 일어난다고 말했다"라면서 "역사적으로, 16건의 사례 중 12건은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한 전쟁으로 마감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산형 세계에서는 G2 구조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고 G2 또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하다"며 "나는 한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과 같은 아시아의 중강국들에게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축사에서 스페인 축구의 티키타카 전략을 언급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하는 것. 축구의 집단 지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유연한 역할 분담과 소통을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이 대혼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 겸 세계지식포럼 공동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반 전 총장은 축사 겸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국가이며 미국이 이 같은 시기에 리더십을 발휘해 여러 변화에 대응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개탄스럽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보면 근시안적이고 경제적으로는 무책임하고 과학적으로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불확실성이 심화된 오늘 UN이 리더십을 발휘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파트너십에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글로벌 대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선 우리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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