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황이 다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강재가격과 환율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10일 말했다. 다만 적자 전환 여부는 결산이 끝나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한 매체는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우조선이 지난해 4분기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우조선마저 적자로 전환하면 조선 빅3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을 웃돌게 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각각 3100억원과 56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건조를 시작하지도 않은 수주 물량에 대한 손실 충당금을 미리 쌓는 건 차입금 상환시기를 연장하지 못할 수 있어 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지난해 초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2조9000억원의 유동성 중 아직 2조2000억원이 남아 있는 대우조선은 손실을 미리 반영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대우조선마저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높은 인건비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 조선업계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 경쟁력을 내세우며 10% 정도의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이제 막 불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선사들은 가격이 싼 중국 조선소에 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조선 빅3은 초대형컨터이너선과 해양플랜트를 짓는 일감을 각각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에 내준 바 있다. 싱가포르 업계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받아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심지어 국내 선사인 팬오션도 초대형광석운반선 건조를 중국 조선사에 맡겼다.
올해 비용 측면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적자 전망의 근거였던 강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어서다. 국내 철강업계는 조선업체들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지난해 하반기 공급분부터 t당 5만원 올렸고, 올해도 가격을 더 인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재 조선업체들은 철강업체들로부터 중국산보다 저렴한 가격에 후판을 공급받고 있다.
이에 선박 발주 시장이 살아나도 한국 조선업계의 몫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낮아 중국 조선소들의 도크가 모두 채워진 뒤 발주되는 선박이 한국 조선소에서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조선업계들이 수주한 물량이 저가 수주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선박을 수주한 뒤 공시하는 계약금액이 시장 가격에 부합해도 옵션을 통해 추후 가격을 깎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각각 75억달러와 65억달러로 잡은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다. 대우조선은 4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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