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혜진 특유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수변공연 무대에 울려 퍼졌다. 초평 저수지와 산이 어우러진 진천 생태숲 야외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 600여명의 입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주말 힐링을 위해 특별한 무대장치와 같은 연출은 필요없었다. 숲과 가을 바람, 그리고 노래와 공감하는 사람들만으로 충분했다.
현대모비스는 진천 생태숲 내 야외 공연장에서 3년째 숲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인공적인 무대가 아닌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숲 속 작은 음악 여행을 떠나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음악회 이름은 'Bloom Bloom'이다. '꽃이 피다, 빛나다, 번영하다'는 뜻을 담았다. 자동차가 굴러갈 때 '부릉부릉'하는 의성어도 연상된다.
음악회 콘셉트는 매년 달라진다. 올해는 'For Rest'다. '숲(forest)' 음악회에 '휴식'의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공연은 1시간 가량 진행된다.
딱딱한 도심 공연장과 달리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에 관객들의 자세는 물론 몸짓과 표정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토요일 오후 공연이 있는 날 생태숲을 찾은 사람이면 누구나 '자연 속 음악 힐링'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올해에는 공연이 6회 열린다. 양희은, 권진원, 김창완 밴드, 장혜진이 공연을 펼쳤다. 계피자매, 남궁진영 등 실력있는 젊은 뮤지션들도 참가했다.
올해 두번 남은 공연은 추위가 오기 전인 10월에 열린다. 가수 하림과 김창기 밴드가 출연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한번 공연 때마다 진천 일대 지역 주민, 주말 나들이객 등 평균 400~5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2년 충북 진천군 초평면 일대에 100억원을 들여 32만평 규모로 생태숲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기후 변화 이슈 등에 대응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green move)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현재 2단계 공사가 대부분 완료된 상태로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3~6월, 9~11월 중 언제든지 생태숲을 체험할 수 있다.
생태숲은 습지 관찰로와 야생 조류 관찰 시설, 지질 탐방 학습지, 참나무 숲속 놀이터, 느티나무 숲 터널 등 다양한 체험 코스로 구성?다.
숲 해설사, 조류 전문가와 함께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어린 자녀들의 자연 관찰 교육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진천 생태숲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천년의 신비' 농다리를 건널 수 있다. 고려 때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농다리는 자연석을 축대 쌓듯이 맞물려 쌓아올린 거대한 돌다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다. 다리를 건널 때 발밑을 바라보면 돌 틈 사이로 세찬 물줄기가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내년에도 더욱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특징 있는 공연 콘텐츠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숲 음악회 관객들에게 편안함, 즐거움, 신선함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공연 방식이나 뮤지션 구성 등 변화하는 모습으로 더욱 수준 높은 공연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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