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려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그리고 지역 안정을 저해하는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내셔널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설명한 후 "현재로서는 대화가 가능한 지점 가까이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에도 불구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재확인한 것이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해 노어트 대변인은 "이런 군사훈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하고 있는 것이며 계획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쌍중단' 주장을 겨냥해 "일부 국가가 두 가지 행위(북한의 도발과 한미연합훈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그는 전직 관리일 뿐, 더이상 미국 정부에서 일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말하건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순방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북한에 대한 압박기조를 이어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에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칠레를 포함해 브라질 멕시코 페루 모두 북한과의 외교와 통상 관계를 모두 단절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북한이 칠레산 와인을 사들여 되파는 방식으로 외화를 벌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별히 칠레 정부가 칠레산 와인을 사치품으로 재분류해 북한과 교역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 국면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한반도 위기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자극적인 발언을 삼가하고 특히 군사적 행동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6자 회담 당사국들에게 요청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 소속 에드워드 마키 의원과 제프 머클리,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 캐롤라인 맬로니, 앤 와그너 하원의원 등은 조만간 한·중·일 3국을 순방하고 북한 문제를 외교적 해법으로 풀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할 때 공개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위성사진이 적어도 6년 전 사진이라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의 중앙 위쪽에 녹지대가 등장하는데 이 녹지대는 지난 2012년 비행기 계류장을 건설하면서 사라졌기 때문에 이 사진은 2011년 이전에 촬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북한은 괌을 타격할 능력이 없거나, 괌을 타격할 계획이나 의지조차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육상 요격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도입 일정도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겼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2018년 예산안에 이지스어쇼어 도입을 위한 설계비 등을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지스어쇼어는 이지스함에서 탑재돼 요격미사일의 육상버전이다. 대기권 바깥에서 요격하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맞춰 요격미사일의 우주쓰레기와 충돌 방지 등을 위해 자위대는 우주감시부대도 신설키로 했다. 이로써 일본은 육상에는 패트리어트미사일과 이지스어쇼어, 해상에는 이지스함 체계를 갖추게 됐다. 다만 일본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여부는 결정을 미뤘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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