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고전하고 있는 이마트 편의점 위드미에 '메스'를 댄다. 사명과 CI(기업이미지)를 변경하고 매장 수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후발주자였던 위드미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하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위드미 점포 수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며 "한 달 안에 아주 획기적인 방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드미는 우선 이달 안에 사명 변경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로운 사명으로 '이마트 24', 'E24'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마트24'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위드미가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고객들이 많았던 만큼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워 고객들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기업이미지(CI) 교체 작업도 실시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거 위드미를 상징하는 하늘색을 포기하고 이마트, 노브랜드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사용해 이마트 계열사임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CI가 확정되는 대로 간판 교체 작업 등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편의점 운영방식 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드미는 지난 2014년 출범 당시 로열티·위약금·24시간영업 강제 등이 없는 '3무(無) 정책'을 표방하며 이른바 '상생 모델'로 출발했는데, 이 중 일부분이 수정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24시간 운영 체제 전환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위드미는 전체 점포의 60% 이상이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운영체제로는 24시간 운영을 하는 타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았다. 위드미가 3무 정책 일부를 포기하고 24시간 운영 체제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점포 숫자를 대폭 확대하기 방법으로는 이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을 활용하는 방안과 직영점을 대폭 늘리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드미가 사업을 확기적으로 개편하는 이유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위드미는 2014년 영업손실 14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 262억 원, 지난해 350억 원으로 적자가 갈수록 악화됐다. 이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국내 편의점 시장이 연평균 15%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 편의점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위드미는 현재 21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편의점 업계를 이끌고 있는 CU와 GS25는 1만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매장 숫자가 5000개가 넘어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정 부회장도 평소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뒤늦게 진출한 것을 대표적인 경영판단 실패사례로 지적한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 첫 셀프계산대, 밥을 직접 퍼먹을 수 있는 '밥 짓는 편의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로운 컨셉 점포들은 당초 목표대비 10~20%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있다.
[손일선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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