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영 컴투스 게임제작본부 이사(42)는 "3년 되었으니 옛날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세계에서 통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식 명칭이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는 이 회사 모바일 게임 역작 가운데 하나. 개성 넘치는 몬스터들 전투를 3차원(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다음달 글로벌 출시 3주년을 맞는다. 그간 성과는 눈부시다. 올 1분기 글로벌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었다. 누적 다운로드는 8000만 건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개발을 총괄한 정 이사는 "애플 앱스토어 54개국, 구글 플레이 11개국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균형 있는 성과를 내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그는 "고전적 게임이 오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이사는 "다른 모바일 RPG게임처럼 쉽고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을 만드는 대신 어렵고 보수적인 게임을 만들었다"며 "한턴 한턴 심사숙고해 어렵게 결정하는 옛날 RPG(역할수행게임) 감성이 글로벌에서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꾸준한 업데이트도 인기 비결이다. 지난 3월 '월드아레나'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유저들도 다른 유저들 대전을 관전할 수 있도록 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사실 이 업데이트는 e스포츠로의 확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지난 3월 첫번째 오프라인 대회 '월드 아레나 인비테이셔널' 을 열었고 4월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월드아레나' 토너먼트를 개최했다. 6월, 9월에도 미국에서 추가로 대회를 열 계획이다. 정 이사는 "궁극적으로는 e스포츠화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도 "더 많은 과정과 고민이 있어야 하기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이사는 1998년 컴투스를 창업했던 박지영 당시 대표와의 인연으로 게임 개발자 길로 들어섰다. 그는 "대학 선배였던 박 대표를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게임 만드는 걸 도와주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3년 회사를 매각하고 지금은 본엔젤스 파트너로 일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에 힘쓰고 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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