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불황이 특허출원 동향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0일 특허청은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특허출원을 집계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각 기업의 특허출원 건수는 모두 1000건 이하로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1041건에서 지난해 834건, 삼성중공업은 1197건에서 898건, 대우조선해양은 1238건에서 861건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지난 2010년 삼성중공업의 1101건으로 처음 시작된 기업별 특허출원 건수 1000건 시대가 6년만에 막을 내린 셈이다.
이들 조선 3사의 지난해 특허출원 건수는 2015년보다 평균 25.4%나 급감해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특허출원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조선 핵심 분야인 선박 특허출원 건수는 지속된 수주난과 구조조정 등 경영여건 악화로 2015년보다 17.7% 줄어든 2301건에 그쳤다. 특허출원이 가장 활발했던 2014년(3692건)의 62%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세부 기술별 특허출원 건수를 살펴보면 선박구조·의장품은 2014년 2415건에서 지난해 1583건, 선박용 추진·조타장치는 439건에서 229건, 잠수함은 91건에서 55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선박 분야 국내 출원 외국인의 특허출원 건수는 2014년 171건에서 2015년 200건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159건으로 1년새 20% 이상 감소했다. 국내 조선업 불황이 외국인들의 국내 출원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권영호 특허청 차세대수송심사과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특허출원이 크게 감소한 점은 심히 우려된다"며 "우수 인재와 핵심 기술, 특허권 확보 등이 다가올 국내 조선업 부활을 위한 최후의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조선 분야 특허출원 증가를 위해 해당 업계에 전략적 특허경영을 지원하는 맞춤형 세미나와 함께 조선해양의 날(6월 28일)에 우수 발명가를 발굴·포상하는 등의 지원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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