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광고를 보던 시청자 표정이 밝아진다. 휴대폰 기능을 설명할 때마다 눈은 쉴새 없이 TV속 화면을 좇는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한번쯤 써봤으면’ 하는 표정이 스친다. TV에 달린 ‘안면인식’ 장치가 이를 분석해 빅데이터 정보로 가공한다. 휴대폰 광고에 꽂힌 시청자의 관심사항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나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광고·미디어업체나 소비자 조사업체 등에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
2016년초 설립된 ‘엠퍼’는 이처럼 사람들 얼굴표정에 나타난 감정을 읽고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표정과 감정 빅데이터를 광고회사나 미디어회사에 판매하겠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벤자민 탕 대표는 “엠퍼의 안면분석 기술은 통제된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표정과 감정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제품 테스트, 소비자 취향 조사, 제품 판매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같은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아시아에선 엠퍼가 유일하다.
싱가포르 출신 탕 대표는 약관 21살이다. 18세 때 고등학교 시절 창업에 나섰던 청년 기업가다. 웹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탕 대표는 군대에 다녀온뒤 올해초 지금의 엠퍼를 설립했다. 대학 입학도 미루면서 창업의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탕 대표는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에서 창업의 꿈을 키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표정, 감정인식 산업은 현재 시장규모가 50억 달러에 이르고 2020년이면 2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탕 대표는 “감정분석은 텍스트나 음성분석보다 훨씬 더 정확한 분석력을 가지고 있고 뇌파분석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예비창업가들에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현재 전 세계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트렌드를 놓쳐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임성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