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같은 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내수 부진에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고용시장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2000명 줄어들며 444만3000명에 그쳤다. 지난 7월 6만5000명 줄며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개월 누적치로만 43만2000개 일자리가 없어졌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준 건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의 경우 실업률이 급등했다.
울산 지역의 실업률은 3.9%로 작년보다 무려 1.7%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8년(2.0%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국 실업률 3.1%보다도 0.8%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권에 놓인 경남 지역은 실업률(2.6%) 자체의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11월 전체 자영업자는 작년보다 14만1000명이 늘었는데, 이 중 경남 지역은 3만4000명을 차지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구조조정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수 경기 침체는 숙박·음식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이 업종 월별 증가폭이 확 꺾였다. 지난달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7만4000명 느는 선에 머물렀다. 8월에는 10만3000명, 9월은 10만2000명, 10월에 다시 10만5000명 등 지난 3개월 간 10만명대 고용이 확대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반전된 것이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소비 심리가 냉각된 데다 9월 말부터 10월까지 33일 간 진행했던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가 사라지면서 일자리를 줄였다.
운수업 취업자 수도 작년 대비 1만4000명 줄어 140만1000명에 머물렀다. 한진해운이 끝내 법원 회생·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철도노조 파업도 역대 최장 기간 이어져 해당 업종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
청년 고용 사정은 악화일로를 걸으며 13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전체적으로 제조업이 가라 앉는데다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늦추는 경향을 보이면서 청년층의 일할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이다. 11월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기대비 0.1%포인트 상승한 8.2%로 나타났다.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실업률이다. 청년 취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 감소했다. 특히 20대 취업자 수가 1만6000명이나 줄어 37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8월 감소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이 연령대의 인구는 작년보다 3만8000명 늘었다는 점에서 20대 고용 사정은 현재 최악으로 볼 수 있다.
심 과장은 “최근에는 시간제 일자리(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 대학생들이 졸업을 늦추고 학교에 머무르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다”며 “이런 이유들로 20대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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