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5년 간 4조원을 투입해 30년 이상된 노후 수도관을 모두 교체하고 전 국민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워터 시티(SWC·Smart Water City)’ 사업도 확대하겠습니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이하 수공) 사장(57)이 지난 1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수자원공사는 이달 16일이 창립 49주년 기념일이다. 내년에 도래하는 공사 창립 50주년을 미래 50년을 위한 도약의 디딤돌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9월 23일 창사 이래 세 번째로 내부 승진해 사장이 된 그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통합 물관리 시스템 확대 △기술 수출 등 해외 사업 확대를 사업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 사장은 “기후변화로 물재해 발생 건수는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등 권역별 특성을 고려해 수량·수질·생태를 통합한 물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 물관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물순환 시스템’이란 수원지에서 물을 확보해 최종 소비자인 시민들이 사용하도록 하고, 남은 물은 재활용하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수공는 각 단계별로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질 정보를 획득해 건강한 물이 생산·공급·소비될 수 있도록 한다. 일종의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이런 개념이 적용된 도시가 스마트워터시티다.
이 사장은 “시범 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에서는 정수기 사용없이 수돗물 바로 마시는 직접 음용률이 41%에 달한다”며 “전국 평균이 5%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건 스마트워터시티 설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 파주시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종시에서도 스마트워터시티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세종시와 협약 체결 등 세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지는 물론 지역 정수장, 개별 수도관 등에 각각 부착된 개별 센서들이 수질과 주변기후 등을 감안해 소독 약품 등 정수 처리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적정량을 미량 투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정수장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물을 소비하는 시민들이 약품 냄새로 인해 수돗물 이용에 불쾌감이 있었던 걸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했다.
이 사장은 “수돗물 음용률이 낮다는 것은 아무리 깨끗한 물을 만들어도 그 물이 허드렛일에만 쓰이고 버려진다는 뜻”이라며 “직접 먹는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음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 ”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노후 수도관 교체 작업을 꾸준힐 계획이다. 현재 수공이 관리하는 노후 관로만 500㎞ 이상이다.
그는 또 “‘홍수 재해 통합 시스템’을 도입한 7군데 지방자치단체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국내 ICT 중소기업이 개발한 이 솔루션을 해외에도 수출해 동반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홍수 재해 통합시스템은 유역별 실시간 모니터링과 그에 따른 정보 축적을 통해 홍수·가뭄을 예방한다. 그는 “2014년 알제리에 이 시스템을 약 3000억원 규모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현재 인도네시아와 태국도 이 시스템을 도입을 위해 수공과 컨설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수력발전소, 댐 건설 노하우도 적극 수출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우리보다 개발이 덜된 곳에서는 여전히 수력발전 댐 건설을 희망하는 곳이 많다”며 “그동안 댐 관리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하기만 해도 건당 200~300억원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공은 이란·태국 등지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각국 정부와 잇따라 접촉해 세부 협의 중이다. 특히 이란 카룬강 유역 신규 수력발전사업과 관련해 이란 측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차관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수상태양광 등 물 기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겠다”며 “물 사각지대를 해소해 국내 유일의 물관리 공기업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 김세웅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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