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업계가 11일 TV 100만대를 놓고 격돌한다. 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하루에만 1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부터 광군제를 위한 예약 프로모션에 이미 돌입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초고화질 TV인 55인치 UHD 커브드 TV를 비롯해 4개 모델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1개 모델에서 올해는 주력 모델을 4개로 확대해 소비자의 선택을 높였다”며 “ 광군제 기간동안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판매가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젊은이들을 겨냥한 TV제품을 새롭게 내놨다. 중국에선 광군제를 맞아 자녀들이 전자제품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모님을 위해 TV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착안해 부모에게 선물하기 좋게 ‘효’ 기능(쟈허유에무, 家和悅目)을 특별히 넣었다. ‘쟈허유에무’에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인 QQ 서비스를 연동시켰다. 자녀들이 휴대폰을 통해 TV에 문자를 보내면 TV에 자동으로 메시지가 나타나고, 부모는 TV로 자녀에게 답장을 보낼 수도 있게 했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채널이나 볼륨 숫자 크기를 키웠고 청력이 약해지면 놓치지 쉬운 고음역대 음질도 강화했다.
LG전자는 이번 광군제에 ‘워더커지하오(我的科技好) LG’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나의 똑똑하고 친절한 LG’라는 뜻으로 LG전자는 중국 제품들과 차별화한 기술력을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TV 시장이지만 싼 가격, 정부의 지원 등으로 자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기술력으로 차별화한 제품들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CD(액정표시장치)와 차별화된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워 승부를 걸겠다”며 “시야각이 뛰어나고, 자연스러운 색감이 강점인 울트라HD TV로 중국 고급T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군제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독신을 뜻하는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 말한다. 독신자의 날에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라’는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이 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해 당일 거래액만 140억달러를 기록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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