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 내 공장 신축·중국 합작회사 설립 등 현지화 작업에 한창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중국 자회사인 메가코스화장품 유한공사에 230억 원을 투입해 현지 화장품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중국에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중국 저장성에 들어설 이 공장은 제품 개발부터 화장품 용기 제작·포장까지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있는 원스톱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내년 6월에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에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을 합해 연 800만개, 3년 후에는 최대 2500만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준공 전부터 사전 수주를 받아 8개 기업에 161개 품목을 납품하기로 하는 등 현지 기업들의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달팽이 크림’으로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잇츠스킨 또한 중국 직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잇츠스킨의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은 토니모리와 같은 저장성 지구에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장을 짓는 중이다. 또한 중국 패션업체인 썬마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안정적인 유통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상하이 지구에 2공장을, 국내 ODM업체인 한국콜마 역시 내년 말 장쑤성 무석지구의 신규 공장을 각각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가 앞다퉈 중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는 K뷰티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나 북핵 문제 등 국제 정세가 가져오는 여파가 화장품 시장에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화장품은 품목마다 위생허가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제품성분표·제품품질표준·중국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시험소의 시험보고서 등 여러 종류의 서류를 놓고 까다롭게 심사하기로 알려져있다. 취득 소요 기간은 일반적으로 일반화장품 4~5개월, 특수화장품(탈모, 자외선차단제 류 등) 10~12개월이지만 이마저도 당국의 기준에 따라 그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잇츠스킨은 지난해 2분기부터 강화된 중국 정부의 통관 규제로 인해 직격타를 맞은 곳 중 하나다. 대표제품인 달팽이 화장품 라인의 중국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위생허가를 신청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매출 60% 이상이 중국 부문으로 그 의존도가 높은 잇츠스킨으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반면 현지 공장을 통해 제조·유통되는 제품은 수입화장품에 대한 당국의 규제와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까다로운 위생허가를 따로 받을 필요도 없다. 때문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기약없는 위생허가나 수입화장품 규제·통관에 전전긍긍하기 보단 현지화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 채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중국 시장의 저렴한 노동력과 물가로 인해 제품 원가가 낮아지고 시장 대응력이 높아지는 효과 또한 현지 생산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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