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개점 100일을 맞는다. 올해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서울 시내 면세사업에 뛰어든 신세계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등에서 쌓은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명동점 한 점포에서만 하루 최대 26억원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등 유통 강자로서의 진면모를 빠르게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동일한 명동 상권을 바탕에 둔 롯데면세점 소공점도 중국인 방문객 급증으로 실적이 덩달아 뛰고 있어 앞으로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 공룡의 ‘명동 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신세계면세점이 공개한 일평균 매출액은 9억8000만원으로 개점 초 3억6000만원에서 매달 40%씩 급신장하고 있다. 인근의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일평균 매출액(80억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개점한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늘어나는 명동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입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자료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61%, 중복응답)은 물론 남산·n서울타워(32%), 남대문 시장(22.8%)과도 인접해 있다.
명품 브랜드 유치도 눈에 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는 이달부터 세계 3대 보석 브랜드로 불리는 티파니, 불가리, 까르띠에가 차례로 문을 연다.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도 국내 면세점으로는 처음으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했다. 3대 명품 시계 브랜드인 예거르쿨트르, 피아제, 블랑팡은 이미 명동점에 오픈했으며 이 외에도 구찌, 생로랑, 베르사체, 코치, 발렉스트라 같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객단가 역시 3개월 만에 40% 가량 올랐다. 신세계면세점은 명품 ‘빅3’로 통하는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오는 2017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만이 아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80여개의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포함해 총 220여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갖추고 면세점으로는 처음으로 헤어 관련 제품을 모은 헤어존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향수·화장품(61.4%, 중복응답) 가장 많이 구입하며 의류(41.4%), 식료품(38%), 신발(14.6%), 인삼·한약재(11.6%)가 그 뒤를 잇는다.
신세계백화점 명동점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중국인 특수도 주목된다. 백화점 본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1만5138㎡(약 4580평)를 신세계면세점으로 운영하면서 백화점으로서는 그만큼 영업면적은 줄었지만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어 오는 2017년에는 지난해 매출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백화점 본점의 영업면적은 25% 감소했지만 매출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22일까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 매출은 619.9%, 일본인 매출은 187.7%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개점 이후 외국인 매출이 백화점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보다 자유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핸드백, 의류, 시계 중심의 개별 명품 쇼핑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면세점 단체 관광객 방문이 가속화되면 백화점과의 시너지 역시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백화점 명동점은 개점 100일을 맞아 오는 11월 29일까지 100일동안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100만원씩 증정한다. 1달러 이상 구매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또 다음달 30일까지 명동점에서 최대 1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골드카드를 매일 선착순 100명에게 즉시 발급한다. 11층 스카이파크에서는 룰렛 이벤트도 선보인다. 1달러 이상 구매 시 참여할 수 있으며, 선불카드, 마스크팩, 지드래곤의 사진이 담긴 서류 파일 등을 증정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3일부터 중국인 대상으로 운영하던 명동점 인터넷 면세점 서비스도 오는 10월 내국인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영목 신세계면세점 사장은 “럭셔리 브랜드 유치와 성공적인 개점으로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오픈 100일만에 면세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올 하반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온라인 서비스가 본격 운영되면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은 매출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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