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터치스크린은 단단하면서도 잘 깨지기 때문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터치스크린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플렉서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선정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이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투명하면서도 잘 늘어나는 터치스크린(터치패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이 주목한 하이드로젤은 묵이나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고분자 물질이다. 고체처럼 형체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신축성이 좋고 유연하다.
연구진은 ‘아크릴아마이드’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접착제나 플라스틱 등에 쓰이는 무색 물질로, 간단한 실험으로도 구할 수 있고 제작비용이 비싸지 않다.
선정윤 교수는 “이번에 만든 터치스크린에 쓰인 하이드로젤은 아크릴아마이드 기반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라며 “가격도 매우 싸고 패널 1개를 만드는데 1000원 미만의 가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에 염화리튬(LiCl)을 넣어 전기가 통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 소재를 평면 모양으로 만든 뒤 네 모서리에 전기를 걸어줬다.
각 모서리에 전달되는 전류량을 측정해 좌표로 환산하면 손가락이 닿은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제작한 스크린을 사람의 팔에 파스처럼 붙인 뒤 컴퓨터와 연결해 글씨를 쓰고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터치스크린을 원래 면적의 10배로 늘렸을 때도 손가락으로 누른 부분의 위치가 제대로 파악됐다.
선정윤 교수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터치패널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이오닉 소재의 연구가 충분히 실제적인 활용이 가능함을 보여준 결과”라며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인체의 피부에 부착되는 형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2일자에 실렸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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